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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경기후보 사퇴 오히려 김진표에게 독?


입력 2014.06.01 16:58 수정 2014.06.01 17:00        윤정선 기자

전문가들 "경기도 보수층 결집하는 계기될 수도"

6.4지방선거를 5일 앞둔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의 한 거리에서 한 시민이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백현종 통합진보당 후보의 선거벽보를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백현종 통합진보당 경기도지사 후보 사퇴라는 최대 변수가 터졌다.

한표가 아쉬운 시점에서 여야 두 후보 측은 백 후보의 사퇴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표심의 향배에 대해서는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반면, 전문가들은 지난 대통령선거를 언급하며 백 후보의 사퇴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6·4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1일 백현종 통진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국회 브리핑을 통해 사퇴의사를 밝혔다. 백 후보는 사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백 후보는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백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왕적 통치를 하는 데 제1야당의 책임이 작지 않다”며 “127석의 제1야당이 오죽 무기력했으면 관제 들러리 야당, 새누리당 2중대라는 비난이 쏟아졌겠느냐”고 직언했다.

새정연 비판한 백 후보… 사퇴 이유는 새정연 지원

백 후보가 사퇴를 고민하기 시작했던 시기는 여론조사 공표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29일이다.

박해웅 통진당 부대변인은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가 앞서 백 후보가 (사퇴) 고민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백 후보의 사퇴를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대한 지원으로 보는 이유다.

김 후보 캠프 측은 “(백 후보의 사퇴가) 너무나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백 후보의 사퇴를 두고 긍정으로도 부정으로도 보지 않는다”면서도 “그래도 백 후보 지지자들이 새누리당보다 우리 쪽을 더 찍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여론조사에서 백 후보의 지지율은 3~5%다. 김 후보가 백 후보 지지율 범위에서 조금이라도 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남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백 후보는 정략적으로 네거티브하기 바빴던 후보”라며 “백 후보가 사퇴하더라도 남 후보 지지율에는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사전투표가 이미 끝났다는 점에서 백 후보 사퇴 영향력은 (백 후보의) 지지율보다도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진당과 새정연 ‘한통속’ 프레임 덧붙나

세월호 침몰 사고로 쉽지 않았던 보수층 결집을 백 후보가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백 후보의 사퇴) 영향 거의 없다”면서도 “하지만 경기도지사 선거가 워낙 박빙이다 보니 영향이 적더라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통진당 후보가 사퇴하고 새정연이 (표심을) 나눠 먹는 것으로 보여 ‘한통속’이라는 생각 때문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사퇴결정은 김진표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며 “전체적인 모양새는 백 후보가 자진사퇴로 통진당과 새정연의 연대라는 정치공세를 차단하려고 했다. 역풍을 의식한 자진사퇴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이정희 통진당 후보의 막판 사퇴가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평가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백 후보의 선거 사흘 전 사퇴는 시기적으로 지난 대선과 똑같다.

신 교수는 “김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보수성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번 백 후보의 사퇴 결정으로 보수층에서 김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이 남 후보 쪽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교수는 “경기도는 원래부터 보수성향이 강했던 곳”이라며 “지난 대선 때처럼 (백 후보 사퇴가) 경기도 보수층이 결집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 후보의 사퇴시기를 두고도 남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사전투표가 끝난 다음 날 백 후보가 사퇴했다”며 “백 후보 지지자 대부분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사전투표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백 후보의 사퇴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남 후보 지지세력을 결집하는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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