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부산, 박 대통령 두고 같고도 다른 현수막 논란
대구 김부겸 박대통령 사진 현수막 걸자 권영진도 맞불
부산 서병수 '눈물' 사진 현수막에 새정연 "인륜..."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치열한 경쟁이 거리 현수막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구의 경우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사이에서 선거 초반부터 시작된 ‘박근혜 마케팅’ 논란이 현수막으로 번지고 있다.
시작은 김 후보였다. 김 후보 측은 지난 2008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기공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김 후보와 귀엣말을 하면서 웃는 모습을 현수막에 담았다.
권 후보 측도 반격에 나섰다. 선거를 나흘 앞둔 지난 5월 30일께부터 ‘박근혜 대통령 대구가 지켜야 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는 도중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담은 현수막을 일제히 거리에 내걸은 것이다.
양 측의 현수막 경쟁은 불법선거운동 공방전으로도 치닫고 있다.
지난달 30일 권 후보 캠프 불법선거운동 감시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제보를 받고 현장조사를 착수한 결과 동구지역에서 2시간 만에 발견된 ‘선관위 검증필’이 없는 거리현수막 8건, 규정 이상으로 현수막을 설치한 건수가 4거 등 총 12건이다.
선거법은 거리현수막의 경우 동별 1개를 설치해야 하고 설치 시에는 검증필 딱지를 부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 관계자는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수막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현수막을 미처 철거하지 못해 발생한 실수”라며 “권 후보 측은 수백개라고 주장하는데 대구의 경우 전체 현수막을 139개만 설치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현수막을 둘러 싼 논란은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불거졌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지난 1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서 후보는 박 대통령의 눈물사진을 담은 현수막을, 권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 대구가 지켜야 합니다’라는 현수막을 시내에 일제히 내걸었다”며 “새누리당 후보들은 오직 당선을 위해 최소한의 인륜도 서슴없이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변인은 특히 “서 후보의 대통령의 눈물 사진은 아직도 16명의 실종자가 차가운 바다 속을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지난 47일 동안 함께 눈물 흘렸던 모든 국민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너무나 잔인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상 선거에 엄격한 중립을 지켜야하는 대통령을 선거판에 끌어들인 명백한 반칙이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서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법상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현수막을 걸기 전 선관위에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없다’는 확인을 받았다.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선관위에서 제재를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은 새누리당을 공격하기 전에 자당 후보의 현수막부터 꼼꼼히 살피셨으면 한다”면서 “김 후보 현수막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도 조속히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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