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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사벽' 대구에서 김부겸 값진 패배


입력 2014.06.05 01:37 수정 2014.06.05 01:47        백지현 기자

김부겸 역대 지방선거 사상 야당후보로 가장 높은 득표율 기록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가 4일 오후 6·4 지방선거 승리가 확실시되자 선거캠프로 들어서며 한 지지자와 손을 맞추고 있다.ⓒ연합뉴스

‘대구’는 이방인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두꺼운 ‘지역의 장벽’을 깨지 못하고 결국 패배했다.

여당의 텃밭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이는 듯싶더니 막상 개표함을 열어보니,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 5일 0시 현재 37.2%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권 후보가 58.8% 득표로 김 후보(37.3%)를 따돌리고, 사실상 당선됐다.

김 후보가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출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민주통합당 간판으로 대구 수성갑에 출마,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인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과 한판 승부를 벌인 바 있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김 후보는 40.4%의 득표율을 얻어 ‘불과’ 12.4%p 차이로 이 의원(52.8%)에게 패했다. 그러나 여당텃밭인 대구에서 ‘야당’ 후보자가 전례 없이 ‘40%’대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후보가 당시 출마한 대구 수성갑은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곳으로 만촌동, 범어동, 황금동 등의 일대는 값비싼 아파트가 줄지어 서 있다.

특히, 수성갑은 대구에서도 ‘새누리당의 철옹성’으로 불리지역으로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아예 후보도 내지 못 했던 곳이다. 이런 곳에서 김 후보는 40%대의 득표율을 얻어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아름다움 패배’로 불리며 낙선 후에도 주목을 받았다.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야당의 불모지인 부산(시장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바보 노무현’이라는 정치적 재산을 쌓은 바 있다.

"김부겸 떨어졌지만, '대권주자급' 당내 지분 확대될 것"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김 후보가 얻은 ‘37.3%’라는 득표율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김 후보는 패했지만, 승리에 버금가는 ‘값진 패배’를 이뤄냈다. ‘40%대’에 육박하는 김 후보의 득표율은 ‘역대 지방선거’ 사상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야권 후보 중 가장 높은 것으로 기록된 것.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4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김 후보는 TK출신 배경을 가진, 야당에서 희소한 가치를 가진 정치인으로 어려운 정치적인 도전을 강행했다”며 “앞으로 김 후보는 야당에서 소중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당내 역학관계에 있어 안철수 공동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결과를 내더라도 기존의 위상을 되찾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런 가운데 중진으로서 또 그 누구도 나오려 하지 않은 대구에서 도전장을 내민 김 후보의 당내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은 저돌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한명숙, 안철수, 문재인, 김한길 등 당 대표나 대권주자였던 정치인의 이미지는 부드럽고 포용력이 있어 보이는 인물이었다”며 “대중들은 이같이 부드럽고 포용력이 있는 정치인을 선호하는데, 김 후보가 그에 상응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홍 소장은 “김 후보의 경우 계파색을 드러내지 않을 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의원들과 관계가 원만하다”며 “영남에서 원내만 진입한다면 대권주자로 거론될 인물이다”고 말했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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