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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 폭발' 한화, 외국인투수 잔혹사 넘어 징크스


입력 2014.06.12 09:18 수정 2014.06.12 09:20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클레이 방출 이어 앨버스도 운명 불투명

현 참담한 성적, 김응용 감독만의 책임?

한화에서 방출된 클레이.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가 올해도 외국인 투수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화는 11일 케일럽 클레이(26)를 방출했다. 클레이는 올 시즌 10경기 3승4패 평균자책점 8.33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지난 10일 광주 KIA전마저 1.1이닝 7피안타(1피홈런) 6실점으로 무너지자 한화는 이튿날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클레이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 새로운 외국인 투수 물색에 나섰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인 앤드류 앨버스(29)의 운명도 불투명하다. 앨버스는 클레이 퇴출이 결정된 11일 KIA전 선발로 나섰지만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이날 앨버스 부진 속에 힘 한 번 못쓰고 2-9 완패했다.

앨버스는 2승6패. 평균자책점 6.12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대전 KIA전부터 최근 5연패다. 먼저 퇴출된 클레이보다 나을 게 없는 성적이다. 순서의 차이일 뿐 앨버스도 현재 퇴출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한화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FA 시장에서 쓸 만한 투수자원을 구하지 못한 한화는 정근우, 이용규 등 타자들을 영입하는데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투수진은 사실상 외국인 선수 보강에 올인했다.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늦게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칠 만큼, 확실한 경력자를 선임하는데 공을 들였다.

앨버스는 한화 입단 전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이었고,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는 10경기 출전해 2승5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한화는 미네소타에 이적료까지 지불하면서 앨버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클레이는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트리플A에서 158이닝 11승5패 평균자책점 2.96의 수준급 호투를 펼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모두 올 시즌 한화 마운드에 보탬이 되지못했다. 동료들과의 호흡이나 한국문화에 대한 적응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정작 미국과 다른 한국의 스트라이크존과 공인구에는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제구력에 강점이 있었지만 한국 타자들이 밋밋한 유인구에 속아 넘어가지 않으면서 배팅볼 투수로 전락했다. 볼넷을 많이 내주지 않아도 피안타율이 3할대가 넘는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했다.

한화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는 이제 징크스에 가깝다. 한화는 지난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제이 데이비스, 댄 로마이어, 제이콥 크루즈, 덕 클락 등 수준급 야수들을 대거 선발하는데 성공했다.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1999년에는 데이비스-로마이어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쪽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화의 외국인 투수 중 그나마 괜찮은 성적을 올린 선수는 세드릭 바워스, 브래드 토마스, 대니 바티스타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도 소위 성공작이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데폴라, 카페얀, 오넬리, 배스, 이브랜드 등 그야말로 역대 외국인 투수 '흑역사'로 대표될만한 실패작들의 대다수가 한화 출신이었다. 류현진(LA다저스) 등 특급 토종 투수들의 고향으로 불렸지만 외국인 투수를 고르는 안목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한화는 지난해 바티스타-이브랜드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사실 팀 공헌도나 잠재성 면에서 이들도 나쁜 편이 아니었다. 특히, 지난해 1선발 역할을 해준 바티스타는 잡아야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보다 강력한 원투펀치가 필요했던 한화로서는 더 좋은 투수를 발탁해야 한다는 판단에 결별을 택했다.

그러나 앨버스와 클레이의 참혹한 성적표를 보면 차라리 바티스타-이브랜드와의 재계약보다 못한 꼴이 됐다. 올 시즌 한화의 성적부진에 외국인 투수 영입 실패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것을 감안했을 때, 김응용 감독에게만 책임을 뒤집어 씌우기엔 무리가 따른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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