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꿀밤 돌아온다’ 최홍만, 흥행 도화선 될까
10일 카카오스토리 통해 “8월 15일 시합 날이다”
구체적인 단체·상대 밝히지 않아 궁금증·기대감 증폭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3)이 돌아온다.
최홍만은 지난 10일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8월 15일. 시합 날이다. 간만이라서 두근두근. 오랜만에 하려니 기분이 묘하네”라는 글을 남기며 깜짝 복귀를 선언했다. 아직 그가 어떤 단체 경기에 나서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성사된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홍만은 ‘골리앗’이라는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 현역 시절 엄청난 신체조건(218cm·160kg)을 자랑했다. 근육질 몸매에 쇼맨십까지 갖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때는 씨름선수로 활약하면서부터. 최홍만은 이봉걸을 잇는 씨름계 거인으로 명성을 떨치며 한 번의 천하장사와 세 번의 백두장사를 지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씨름계에 환멸을 느낀 최홍만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입식격투대회 K-1으로 무대를 옮긴다.
최홍만은 격투기 선수로선 초보자에 불과했지만, 2005년 서울 그랑프리 우승을 비롯해 각종 대회에서 쟁쟁한 강호들과 일합을 겨루며 적잖은 업적을 남겼다. 최홍만에 패했던 카오클라이 카엔노르싱, 톰 하워드, 게리 굿리지 등은 정상권은 아니지만 수준급 기량의 소유자들이다. 특히 전성기의 밥 샙, 세미 슐트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한국 헤비급 역사상 최고의 쾌거로 꼽힌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레미 본야스키, 제롬 르 밴너, 바다 하리, 레이 세포(이상 K-1),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미르코 크로캅(이상 MMA) 등 당대의 슈퍼스타들과 일합을 겨뤘다는 사실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최홍만은 2007년말 ‘야렌노카! 오미소카(이하 야렌노카)’에서 당시 세계 최강의 사나이로 불렸던 ‘60억분의 1’ 표도르와 맞붙었다. 최홍만은 그래플링에 대한 이해도 부족을 드러내며 암바로 패했지만 두 번에 걸친 표도르의 테이크다운 시도를 역으로 되받아치는 등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최홍만의 경기력에 대해 신체조건을 앞세운 당연한 결과로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이언트 실바, 줄루, 몬타나 실바, 아케보노, 엠마누엘 야보로프 등 체격만 클 뿐 허수아비로 전락한 덩치 파이터들이 태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홍만이 짧은 시간에 거둔 업적은 결코 가볍지 않다.
물론 프로복싱의 니콜라이 발루예프, 비탈리-블라디미르 클리츠코 형제, UFC의 팀 실비아, K-1의 세미 슐트 등의 사례도 있지만 이들은 최홍만처럼 씨름에서 타격기로 전환한 경우가 아닌, 꾸준히 자신의 종목에서 오랫동안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파이터들이다.
팬들과의 소통문제, 지나친 예능 외도, 정치판 개입 등 국내 격투 팬들이 원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지만, 격투가로서 활약할 당시 성적 이면에 있는 열정과 노력은 인정해야 한다.
높은 상품성 덕인지 최홍만은 해외 유명 스타들과의 이벤트성 매치업 후보로도 자주 물망에 올랐다. 한창 활동할 당시 전 WWE 슈퍼스타 브록 레스너의 데뷔전 상대로 격돌 직전까지 간 바 있으며 NBA ‘공룡센터’ 샤킬오닐(216cm, 147.4kg)과의 슈퍼파이트 가능성도 여러 번 화제가 됐다.
최홍만이 8월 15일 출전하게 되면, 약 5년여 만에 경기를 치르게 된다. 2009년 10월 '드림 11'에서 미노와맨에게 패한 뒤 모습을 감췄다.
문제는 최홍만 자신이 스스로 언급한 것 외에 복귀전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는 사실이다. 국내 최대 대회인 로드FC 측에서도 “우리 쪽은 아니다”고 밝힌 만큼 궁금증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혹시 씨름대회 아니냐?”는 팬들의 우스갯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호불호는 갈리고 있지만 최홍만의 복귀전은 국내 격투계에서는 호재다.
눈으로 보이는 신체적인 메리트 외에 쇼맨십까지 지닌 그는 격투기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 팬들의 시선까지도 모으게 할 수 있는 스타성을 갖춘 선수다. 윤동식-데니스강-추성훈-김동현-정찬성 등 인기 파이터들도 최홍만 정도의 흥행 파워는 없다. 격투팬들 사이에서는 '토닥토닥 연타' '핵꿀밤' '오지마-저리가 킥' 등 최홍만 특유의 기술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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