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5살의 베테랑이 된 '마법사' 안드레아 피를로(35)가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이탈리아의 승리를 이끌었다.
피를로는 15일(한국시각) 오전 7시 아마우스의 아레노 아마조니아에서 킥오프한 ‘2014 브라질월드컵’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 마르키시오-데 로시-베라티와 미드필드진을 구성해 나섰다. 무려 96%에 달하는 환상적인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탁월한 경기조율 능력으로 플레이메이커 임무를 완수하며 이탈리아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하프라인 아래에 위치하며 패스의 시발점이 됐던 피를로는 필요 시 과감하게 앞으로 나서며 전방 공격수들과의 간격을 좁혔다. 이때 이탈리아의 공격은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잉글랜드가 과감한 압박을 펼쳤지만 피를로는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빠져나갔다.
이탈리아의 선제골은 발도 대지 않은 피를로의 지능적인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전반 35분 베라티가 오른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볼을 굴렸다. 볼은 피를로를 향했지만 건드리지 않고 사뿐히 넘어 흘려보냈다. 당연히 피를로가 볼을 터치할 것으로 예상했던 스터리지도 순간 놀랐다.
스터리지가 피를로에 속아 넘어간 사이 볼은 중원에 홀로 있던 마르키시오에게 연결됐다. 자유로운 상황에서 마르키시오는 묵직한 중거리슈팅으로 잉글랜드 골문을 열어젖혔다. 어시스트는 베라티의 것으로 기록됐지만, 발도 대지 않은 피를로의 완벽한 속임 동작이 없었다면 터지기 쉽지 않았다. 전성기보다 체력과 역동성은 덜하지만 경기를 읽는 눈과 패싱력이 절정에 달했다는 방증이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발로텔리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다. 왼쪽 측면으로 돌아 들어가는 발로텔리의 움직임을 보고 전진패스를 연결하는 뛰어난 패스 감각이 돋보였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크로스바를 때리는 강력한 프리킥으로 잉글랜드의 가슴을 출렁이게 했다.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월드컵을 들어 올린 이탈리아는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토너먼트에선 강점을 보이며 무려 8번이나 준결승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우승을 경험한 피를로가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꼴찌 탈락으로 조롱을 들었던 이탈리아 축구의 과거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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