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찝찝한 2차전' 알제리, 만에 하나 역습에 무게두면?
알제리 왼쪽서 나오는 오버래핑 날카로워
오른쪽 미드필더 이청용과 풀백 이용 적극 방어해야
역대 한국축구는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승리의 감격을 맛본 적이 없다.
1998 프랑스월드컵 2차전의 네덜란드(0-5패), 2010 남아공월드컵 2차전의 아르헨티나(1-4패) 등과 같이 너무 어려운 상대를 만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1승 제물로 여겼던 불가리아-볼리비아-미국 등 같은 조에서 상대적으로 약했던 팀들을 상대로 무승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와의 대결을 앞두고도 조마조마하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홍명보호는 23일 오전 4시(한국시각) 포르투 알레그리의 에스타지오 베이라 히우에서 알제리와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지난 18일 벨기에전을 통해 드러난 알제리 전력도 홍명보호가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1승 제물에 가까웠다.
그러나 알제리가 벨기에전처럼 극단적은 수비축구를 펼친다면 한국 역시 꼬일 수밖에 없다.
물론 알제리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데다 한국이 벨기에·러시아에 비해 상대하기 쉽다고 판단해 공격 축구를 전개할 가능성이 더 높지만, 허점인 수비라인의 안정과 강화를 꾀하면서 역습 위주의 전술을 들고 나온다면 고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알제리의 주 공격 루트는 우측이다. 벨기에전에서 드러났듯, ‘에이스’ 소피안 페굴리의 침투는 날카롭다. 오른쪽 공격의 오버래핑은 왼쪽에서 나온다. 왼쪽 풀백 파우지 굴람, 왼쪽 미드필더 나빌 벤탈렙의 침투가 날카롭다.
이들의 활발한 오버래핑과 크로스를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의 오른쪽 풀백 또는 미드필더가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용이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효과적인 태클에 강한 한국영도 이들의 침투를 저지해야 한다.
반대로 알제리가 공격적으로 나서면 오히려 쉬워진다. 알제리의 수비 뒷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발 빠른 손흥민·이청용의 측면 돌파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할리호지치 감독도 ‘선제골=승리’라는 목표로 공격적인 전술로 나설 것임을 밝혔다.
러시아의 느린 수비와 비교했을 때 알제리는 분명 빠르다. 그러나 오버래핑을 나간 좌우 풀백의 복귀가 상당히 늦다. 왼쪽 풀백 굴람과 오른쪽 풀백 메흐디 모스테파 등의 복귀가 늦다는 것은 그만큼 빈공간이 많다는 얘기다. 특히 모스테파의 수비 복귀가 늦다. 벨기에전에서 두 골을 내준 장면 모두 오른쪽 측면이 뚫려서 나온 것이다.
손흥민이 바로 이 자리를 파고 들 수 있다. 손흥민의 개인기로도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 알제리 언론들이 일제히 손흥민을 경계 대상 1호로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점쟁이 문어’로 통하는 KBS 이영표 해설위원도 손흥민을 1순위로 지목했다.
한편, 알제리와 경기를 이긴다고 해도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손흥민, 기성용, 구자철 등은 항의나 흥분은 금물이다. 알제리전에서 또 하나의 경고를 받을 경우 벨기에와 3차전에 나설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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