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류현진’ 이태양…꼴찌 한화도 내일은 있다
최강 삼성 타선 맞아 8이닝 5피안타 3실점
최근 5경기 연속 QS 기록하며 3승째 수확
올해도 힘겨운 탈꼴찌 싸움을 펼치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내일의 태양’ 이태양(24)의 고군분투에 웃었다.
이태양은 27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하며 6-4 승리를 이끌었다. 이태양은 시즌 3승째(3패)와 함께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한화는 이태양의 역투에 힘입어 최근 2연패를 마감했다.
상대가 선두를 달리던 최강 삼성이었기에 이태양의 역투는 더욱 빛났다. 사실상 8회까지 완벽했다. 0-1로 뒤진 3회 2사 1·2루에서 채태인의 적시타와 폭투로 2실점한 게 아쉬웠지만 그 외에는 특별한 위기가 없었다. 묵직한 직구를 바탕으로 과감한 정면승부를 펼치면서도 간간이 던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곁들여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총 125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8회까지 맞춰 잡는 피칭으로 삼성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6-2로 앞선 9회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초반 투구수만 좀 더 관리했더라면 완투도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였다.
이태양의 호투에 타선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화는 0-1로 끌려가던 4회에만 정현석, 송광민, 조정원의 연속 안타, 정범모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이용규의 유격수 앞 내야안타가 이어지면서 대거 4득점에 성공해 5-2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5회에는 4번타자 김태균이 시즌 10호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한국 프로야구 통산 8번째 1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프로 5년차 이태양은 최근 한화 마운드의 유일한 위안과도 같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전환한 이태양은 이후 9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만 무려 7경기에 달한다.
특히 지난 1일 SK전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둔 이래 6월에만 홀로 3승을 거두고 있다. 이달 등판한 5경기에서는 모조리 퀼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그중 3경기는 7이닝 2실점 이하로 에이스급 역투를 펼쳤다.
6월 총 35.2이닝동안 2.52의 평균자책점만을 허용하며 시즌 자책점도 3.55까지 내려왔다. 전례 없는 타고투저의 시대에 한화의 불안한 불펜과 수비의 지원을 생각하면 놀라운 활약이다.
더구나 이달 들어 한화 마운드에서 '선발승'을 거둔 투수는 이태양 한 명뿐이다. 6월만 놓고 보면 사실상 과거의 류현진같은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답답한 팀 성적에 웃을 일이 별로 없는 한화 김응용 감독도 이태양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에 웃음꽃이 피며 칭찬을 이끼지 않는다.
이태양은 최근 한화 선발투수로는 유일하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 사령탑이기도 한 류중일 삼성 감독 앞에서 보여준 역투이기에 눈도장을 받기 충분했다. 지금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이태양의 아시안게임 승선도 꿈은 아니다. 에이스에 굶주린 한화도 이태양을 바라보며 내일의 희망을 다시 키울 수 있게 됐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