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브라질]차범근 해설위원은 승자인 독일보다 패자인 브라질의 상황에 더 깊게 감정이 이입되는 모습이었다. ⓒ 데일리안 DB
2014 브라질월드컵 4강전을 중계하던 SBS 차범근 축구해설위원이 브라질전 완패를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9일(한국시각)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독일과의 4강전에서 브라질은 전반 30분 사이에 무려 5골을 허용하는 졸전 끝에 1-7로 참패했다. 개최국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던 브라질의 몰락은 세계 축구팬들에게도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차범근 위원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독일통이다. 사실상 독일이 제2의 고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여러 차례의 월드컵 중계와 개인 칼럼 등을 통해 독일에 대한 두터운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심정적으로는 독일을 응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날 차범근 위원은 승자인 독일보다 패자인 브라질의 상황에 더 깊게 감정이 이입되는 듯했다. 브라질이 전반 초반부터 잇단 실수를 저지르며 대량 실점하자 "뛰는 선수들도 그렇겠지만 사실은 나도 정신이 없다"며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실점으로 브라질의 패색이 점점 짙어지고 브라질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절망적인 표정이 화면에 잡힐 때마다 "차라리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차범근 위원에게 스콜라리 감독이 처한 상황은 남의 일 같을 수 없다. 차 위원은 과거 대표팀을 지휘했던 1998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네덜란드전에 0-5로 대패하며 현지에서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고 이후에도 한동안 국민적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한국축구의 영웅으로 꼽히던 차붐의 명성이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훗날 차범근 위원은 네덜란드전 당시 벤치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절망적인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12년 전 바로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에 5번째 월드컵 트로피를 안긴 영웅이었다. 개최국 자격으로 다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스콜라리 감독은 64년 만에 조국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려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준결승전에서 끔찍한 참패를 당하며 스콜라리 감독은 졸지에 모든 비난을 한 몸에 뒤집어쓰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브라질의 축구역사상 최악의 참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완패였다. 차범근 위원의 안타까움은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가야하는 운명을 타고난 이들만의 공감할 수 있는 외로움이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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