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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측근' 금태섭마저 등 돌린 '안철수의 용인술'


입력 2014.07.13 14:19 수정 2014.07.13 16:39        이슬기 기자

전문가들 "안철수, 당권 아닌 대권 바라보는 사람"

"측근 하나 심기보다 대의명분, 정당성 확보 노려"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7.30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마하는 권은희 후보에게 공천장과 운동화를 전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금태섭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이 끝내 안철수 공동대표와 결별을 선언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안 전 대표의 곁을 지켜왔던 그는 안 대표의 측근 중에서도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금 전 대변인이 떠남에 따라 18대 대선부터 지난해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새정치추진위원회 발족, 새정치연합 통합창당까지 안 대표의 정치인생 전부를 함께했던 측근들은 새정치연합 내에 손에 꼽을 정도만 남게 됐다. 그나마도 당내에서 영향력을 가진 측근은 이제 조광희 변호사 한 명뿐이다.

금 전 대변인에 앞서서는 안철수 의원실 수석보좌관 출신이자 김포에 출사표를 던졌던 이수봉 씨가 불출마를 선언하며 경선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금 전 대변인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윤태곤 씨 역시 금 전 대변인에 이어 국회를 떠난 상태다.

기자 출신인 윤 씨는 2010년 당시 금 전 대변인을 통해 안철수 대선캠프에 합류, 상황실 부실장을 지냈으며 노원병 재·보궐선거에서는 공보담당을, 이후 안철수 의원실 비서관으로 활동했던 안 대표의 최측근이었다. 두 사람 모두 안 대표를 떠난 것이 아니라, 안 대표가 지키지 못해 떠나보낸 셈이다.

합당 전 ‘떠나고’ 합당 후 ‘못 지키고’

“내 의견과 주장, 아이디어가 관철되거나 수용되는 구조 자체가 아니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8월 안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직을 돌연 사임하면서 남긴 말이다. 안 대표의 일방적,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이사장직을 맡고 있음에도 실제로는 다양한 의견을 전혀 관철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안 대표의 이 같은 ‘CEO식 리더십’에 고개를 돌린 건 최 교수 뿐이 아니다. 통합신당 창당을 ‘일방 통보’ 받은 새정치추진위원회 위원장들이 줄줄이 합류 거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영입 당시 안 대표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추켜세웠던 김성식 전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꿈을 마음에 묻으며’라는 글로 결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오겠다”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역시 “(신당 창당은) 공식기구와 규약을 무시한 것”이라며 발길을 돌렸다.

반면, 합당 후에는 자신의 측근들을 한 명도 지키지 못했다. 그나마 윤장현 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전략공천으로 광주시장에 당선시킨 정도일 뿐, 금 전 대변인을 비롯해 7.30 재·보궐에 출마했던 안 대표의 측근 전원이 경선 과정에서 낙마했다.

이 전 수석보좌관 이외에도 유길종 전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김포), 정표수 전 공군 소장(순천·곡성)은 공천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수원 권선)은 일찍이 전략공천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한 김창수 전 자유선진당 의원과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대덕), 조규선 전 서산시장(서산·태안), 이석형 전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위원(담양·장성·영광·함평)도 안 대표의 지원에서 사실상 멀어진 채 경선에서 낙마했다.

"마음은 대권, 전략은 미숙" 측근심기보다 '대권'위한 대의명분 중시

안 대표의 이 같은 용인술과 관련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안철수의 목표는 차기 대선”이라며 ”단순히 자기 사람에게 한 자리를 주고 안 주고를 떠나 ‘대선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시각에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평론가는 “일단은 자기 사람을 실질적으로 심어줄 힘이 없고, 결정적으로 꼭 자기 사람을 심어야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크지 않았다”면서 “그보다는 이번에 전체적으로 새정치연합이 선거에 이겨서 당에 안정을 취하고 중심을 잡고 싶어하는 대의명분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즉, 우선 자신의 측근을 심어줄 만한 당내 기반이 없을 뿐더러 전략공천 등으로 무리하게 자기 사람을 심을 경우 당내 정당성 확보가 어려워지는데, ‘대권’을 노리는 안 대표로서는 는 ‘당의 승리’라는 대의명분이 훨씬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평론가는 “그러니까 목숨 걸고 측근을 심기 위해 뛰지 않은 것”이라면서 “기동민, 권은희 같은 사람들에 대해 반대하지 않고 박수 쳐준 것도 이 때문이다. 내 사람이 아니더라도 ‘명분’이라는 큰 틀에 맞는다면 먼저 끌어주려는 정당성 확보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눈은 대선을 바라보지만 손에 든 전략은 상당히 미숙한 사람”이라며 “자기가 무게를 둔 원칙을 실제 정치에서 유연하게 발휘하며 자기의 영역을 키워나가는 기술적 측면은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에 실리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안 대표가 CEO 출신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 교수는 “안철수는 마치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출신성분이 CEO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전체판을 먹는 게 중요한 사람”이라며 “금태섭 한 사람에 연연해 하는 건 오히려 어리석다고 볼 거다. 오히려 당내 더 큰 세력을 확보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좋게 말하면 대선을 위한 대의명분이고, 실제로는 새정치연합 안에 진짜 중심 세력을 먹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당내 자기 세력을 확보해야하지만, 현역 의원에서 찾아야지 단지 데리고 온 자기 사람을 계속 붙들고 있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측근에게 자리 하나 주고 못하고를 떠나서, 대선을 바라보는 사람이자 CEO출신이라는 지점을 주목해야한다”고 분석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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