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윕 중책' 류현진, 그레인키·커쇼 바통 받아 다승 1위?
샌프란시스코와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 출격
승리투수로 12승 기록하면 다승 공동 1위 가능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클레이튼 커쇼 등이 자리한 NL 다승 선두를 노린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각) 오전 9시7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AT&T파크서 열리는 ‘2014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승리투수가 된다면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설 수도 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다승 레이스는 6명의 투수가 12승으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반기를 12승으로 마친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와 알프레도 사이먼(신시내티)이 승수 추가에 실패하는 사이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이상 LA다저스), 윌리 페랄타(밀워키),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까지 4명의 투수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다저스 원투펀치는 각각 26일과 27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승리, 나란히 다승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그레인키는 7이닝 무실점, 커쇼는 2피안타 완봉승으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잠재웠다. 현재 11승(5패)을 기록 중인 류현진이 28일 승리투수가 된다면, 다저스는 12승 투수만 3명을 보유하게 된다.
류현진 입장에선 데뷔 후 첫 타이틀, 그것도 리그 다승왕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많은 투수들이 선두권에 몰려 치열한 경쟁이 되겠지만, 그 경쟁의 최종 승자가 류현진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커쇼, 그레인키와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면 3명의 공동 다승왕 등극도 그려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일단 이번의 샌프란시스코전을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류현진의 빅리그 데뷔전 상대이기도 했던 샌프란시스코와는 벌써 8번째 만남. 데뷔 후 가장 많이 상대한 팀이라 익숙하다. 하지만 상대도 마찬가지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류현진이란 투수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
류현진은 통산 7번의 샌프란시스코전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자신의 커리어 평균(3.14)과 별 차이가 없지만, 피안타율(0.279)과 WHIP(1.44) 등은 다소 높은 편이다. 눈부신 호투를 보여줄 때도 있지만, 고전한 경기도 꽤 있다.
올 시즌에도 두 차례 만나 홈에서는 2이닝 8실점(6자책) 패전, 원정에서는 7이닝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이번에는 좋은 기억을 안고 있는 AT&T 파크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만난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통산 3승 1패 평균자책 2.36을 기록, 다저스타디움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상대 선발은 ‘사이영상 수상자’ 제이크 피비(32)다. 올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다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했다. 왕년에 잘 나가던 피비는 이미 전성기 기량을 잃었다. 올 시즌 20경기 1승 9패 평균자책점 4.72의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과거 샌디에고에서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군림하던 시절의 피비는 ‘다저스 킬러’였다. 통산 상대전적이 14승 2패 평균자책점 2.21의 호성적이다. 하지만 피비는 2009년 이후 팔꿈치와 어깨에 연달아 문제가 생기면서 급격히 쇠퇴했다. 2012년 11승12패 평균자책점 3.37로 다시 살아나는 듯했지만 또 부상과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타자들 중에는 역시 헌터 펜스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최근 팀의 1번 타자로 출장 중인 헌터는 내셔널리그 득점(73개)과 최다안타(125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18타수 8안타(0.444) 5타점을 올렸다.
다행인 것은 펜스 외에 류현진에게 강점을 나타냈던 타자 중 일부가 이번 출장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류현진 상대로 9타수 5안타(0.556)를 기록 중이던 외야수 앙헬 파간과 12타수 5안타(0.417)의 2루수 마르코 스쿠타로가 나란히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류현진 입장에선 그만큼 부담이 덜하다.
중심타선을 형성하고 있는 버스터 포지(18타수 4안타 0.222)와 파블로 산도발(17타수 4안타 0.235), 마이클 모스(4타수 1안타 0.250)에게는 강했던 류현진이다. 돌격대장 펜스만 잘 막아낸다면 12승 전망은 밝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다저스와의 시리즈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2연패를 당했다. 첫날에는 그레인키 호투에 막혀 막판에 간신히 1점 뽑는 것에 그쳤고, 27일에는 커쇼의 시즌 2호 완봉승 제물이 되고 말았다. 류현진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또 호투를 펼친다면 지구 1위를 다투고 있는 라이벌 팀을 상대로 스윕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돈 매팅리 감독도 "그레인키와 커쇼까지 선발이 제 역할을 했다. 류현진도 잘해주길 바란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다저스는 그레인키와 커쇼의 완벽투로 지구 선두를 달리던 샌프란시스코를 거푸 잡으며 지구 1위를 탈환했다.
같은 날 웨인라이트의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어 류현진이 12승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다승 선두로는 올라서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2위가 되어 다승왕 레이스에 합류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또 1승은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차이다. 어찌됐든 빅리그 2년차가 된 류현진은 또 한 번의 놀라운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