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MVP 맞대결' 류현진, 와다 넘으면 'MLB 1위'
한일 프로야구 평정 뒤 MLB행 공통점
류현진, 와다 넘으면 13승 ‘MLB 1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일본인 투수 와다 츠요시(33·시카고 컵스)와 한일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류현진은 3일 오전 10시 10분( 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예정보다 하루 뒤로 조정했고, 그 덕에 류현진은 4일이 아닌 5일의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이번 경기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샌프란시스코와 애틀랜타, 두 강팀을 상대로 연거푸 스윕을 달성한 다저스는 2일 컵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2-8로 패하며 6연승이 멈췄다. 류현진 대신 이 경기 선발로 등판한 댄 하렌이 4.1이닝 7실점하며 무너졌기 때문이다.
류현진으로선 반드시 이번 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통해 매팅리 감독의 배려에 보답해야 한다.
류현진은 올 시즌 20경기에 등판해 12승 5패 평균자책점 3.44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3번의 등판에서는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가파른 속도로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14승은 물론 지난 2000년 박찬호가 기록했던 18승도 넘볼 수 있는 속도다.
현재 내셔널리그 다승 레이스는 3명의 투수가 13승으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가 최근 14승 도전에 실패한 가운데 클레이튼 커쇼와 윌리 페랄타(밀워키)가 그 대열에 합류했다. 아메리칸리그 다승 1위도 13승의 맥스 슈어져(디트로이트)다.
류현진이 컵스를 꺾고 승리를 챙긴다면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와다 츠요시의 메이저리그 행보도 관심사다. 와다는 일본에서 뛰던 2010년 17승(8패)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다승왕과 MVP를 차지했던 투수다. 2011년에는 16승 5패 평균자책 1.51의 커리어 하이 성적으로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일본 시리즈 우승을 이끈 후 FA 자격을 획득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하지만 와다는 올해 6월까지 2년 반 동안 메이저리그 경기에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2012년 시범경기 도중 당한 팔꿈치 인대 파열 부상으로 인해 오랜 시간 재활에 매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볼티모어와 2년 계약을 체결했던 와다는 팀의 신뢰를 잃어버리면서 끝내 빅리그 무대를 밟아보지 못하고 계약 기간이 끝났다.
절치부심한 와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며 재기를 노렸고, 트리플A에서 10승 6패 평균자책 2.77의 좋은 성적을 거둔 후 마침내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게 됐다. 승격 후 3경기에서 16이닝 7실점(6자책)으로 나름 호투하며 컵스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실적은 류현진이 훨씬 더 뛰어나지만, 와다는 일본에서 류현진 못지않은 커리어를 쌓은 투수다.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재기한 베테랑 투수의 끈기와 의지는 얕볼 수 없다. 다저스 타자들의 도움이 요구된다.
류현진은 지난해 컵스를 한 차례 만나 5.1이닝 2실점 승리를 따낸바 있다. 하지만 안타를 11개나 맞는 불안한 피칭 속에 거둔 힘겨운 승리였다. 올 시즌도 컵스 타선은 좌완 투수를 상대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왼손 투수 상대 OPS(0.754)가 콜로라도(0.785)에 이어 리그 2위다. 시즌 성적은 46승 62패(승률 0.426)로 나쁜 편이지만, 상대 선발이 왼손일 때는 13승 11패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경계대상 1호’는 1루수 안드레 리조다. 현재 25홈런 59타점을 기록해 리그 홈런 2위, 타점 공동 12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에는 류현진 상대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을 정도로 좌완에게 약점을 보였던 좌타자다. 하지만 올해는 좌투수를 상대로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는 약점 없는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해 류현진에게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던 주니어 레이크도 각별히 조심해서 상대해야 한다. 올 시즌은 2할대 초반의 타율(0.211)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부진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올스타 유격수 스탈린 카스트로(11홈런 56타점)도 예외일 수 없다.
다행히 컵스에는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다. 리조 외에는 특별히 조심해야 할 거포가 보이지 않는다는 건 류현진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류현진이 최근의 좋은 기세를 경기력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또 한 번의 호투를 기대할 수 있는 상대다.
과연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2년 만에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서며 태풍 속에 휴가를 보내고 있는 국내 야구팬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까. ‘코리언 몬스터’의 멈추지 않는 도전은 언제나 앞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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