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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레가스, 어떻게 첼시에 창의력 덧입혔나


입력 2014.08.19 14:37 수정 2014.08.19 15:2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첼시 공격의 시발점

쉬얼레 동점골 과정에서 환상적인 논스톱 패스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받은 쉬얼레는 발만 갖다 대자 골이 터졌다.(SBS 스포츠 캡처)

첼시 미드필더 세스크 파브레가스(27)가 3년만의 EPL 복귀전에서 자신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첼시는 19일(한국시간)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번리와의 원정경기서 코스타의 동점 데뷔골과 이적생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2도움을 앞세워 3-1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파브레가스가 선보인 퍼포먼스는 첼시팬을 넘어 전세계 축구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파브레가스의 공격 포인트는 고작 도움 2개(?)에 불과했지만 기록 이상의 경기력은 그가 왜 3000만 파운드(약 513억원)의 몸값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파브레가스는 1-1로 비기던 전반 21분,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안드레 쉬얼레에게 자로 잰 듯한 정확한 패스를 제공해 역전골을 도왔다. 무엇보다 골을 만들어낸 과정이 환상적이었다.

파브레가스는 에당 아자르가 번리 수비진을 헤집어 놓은 사이, 한 박자 늦게 침투해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노마크 찬스를 잡았다. 중거리 슈팅의 기회가 열린 순간이었다. 하지만 파브레가스는 몸이 얼어붙은 번리 수비수들 사이로 기가 막힌 논스톱 패스를 찔러 넣었고, 공은 달려들던 쉬얼레 발끝에 정확하게 배달됐다.

파브레가스의 넓은 시야와 창의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앞서 디에고 코스타의 첼시 데뷔골에도 간접적으로 도왔다. 파브레가스는 상대 수비수들을 속이는 힐 백패스를 측면에 내줬고, 이로 인해 이바노비치가 보다 편하게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다.

첼시는 지난 시즌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바 있다.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아스날 등 최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5승 1무를 기록하고도 우승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정작 하위권 팀들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페르난도 토레스 등 최전방 공격수들이 집단 부진에 빠졌던 첼시는 경기 내내 일명 ‘10백’ 전술로 임한 상대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개인기가 뛰어난 아자르와 오스카 등이 고군분투했지만 이들의 장점은 빠른 역습 과정에서 빛을 볼 뿐이었다.

답답함을 느낀 무리뉴 감독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두 건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바로 디에고 코스타와 파브레가스의 영입이었다. 몸싸움 외에 활동량이 뛰어난 코스타는 대놓고 수비전술로 임하는 팀들에게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감을 뽐낼 수 있다.

여기에 파브레가스의 창의성은 수비라인을 단번에 괴멸시킬 최적화된 카드였다. 특히 무리뉴 감독은 파브레가스의 포지션을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으로 한 칸 더 내렸다.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첼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한 파브레가스는 곳곳에 유효적절한 패스를 찔렀고, 코스타를 비롯한 아자르, 오스카, 쉬얼레 등의 공격진은 상대 수비 숲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다.

이날 파브레가스는 첼시 선수들 중 최다인 87회의 패스를 제공했고, 87%의 높은 패스성공률을 보였다. 특히 세 차례의 킬패스는 물론 12차례의 롱패스, 그리고 두 번의 스루패스는 지금까지 첼시에서 볼 수 없었던 창의성이 눈부시게 빛난 순간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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