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이은 '비긴 어게인' 돈 좀 많이 벌면 안되는겨?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입력 2014.08.31 10:24  수정 2014.08.31 10:26

<김헌식의 문화 꼬기>인디영상 컨텐츠, 리얼리즘 영역을 탈피하다

영화 '비긴 어게인' 스틸 컷.ⓒ판씨네마

존 카니 감독은 영화 '원스'와 '비긴 어게인'을 통해 사랑과 예술을 대하는 인간의 두가지 관점을 말하고 있다. 이로써 둘은 별개가 아니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음악을 통해 잘 형상화 하고 있다.

'원스'에서 남녀 두 주인공은 음악으로 교감을 나누고 그 교감은 다시 음악의 창조로 이어진다. 또한 음악은 두 남녀의 미묘하면서도 낭만적인 로맨스를 빚어낸다. '원스'에서 뮤지션은 크게 유명해지려하기보다 음악 자체에 더 관심과 애정이 있을 뿐이다. 이는 인디뮤지션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상업적인 성공이나 대중적 유명세와는 관계없이 소수의 청중 아니 자신을 알아주는 단 한명의 사람만 있어도 그들은 만족하고 행복하다. 무엇보다 음악은 삶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교감을 통해 만들어지는 점을 좀 더 부각한다. 감상이나 실연이 아니라 창작적 관점이다. 더구나 아일랜드의 더블린이 공간적 배경이다. 

'비긴 어게인'의 공간적 배경이 중요한데,  ‘뉴욕’은 세계의 문화예술인들을 폭풍같이 흡입하는 아트 팩토리이다. 세계의 수많은 뮤지션들이 뉴욕에 몰려 드는 이유는 세상의 인정이다. 만약 음악적 세계를 더 우선한다면 애써 뉴욕에 올 이유가 없을 것이다. '비긴 어게인'에서 데이브는 뉴욕의 유명 음반사와 계약을 맺고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한다. 이런 대중적인 성공의 와중에 크레타를 배신하고 만다.

난데 없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크레타는 실연의 상처로 인한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이 때 자신이 만든 음반 회사에서 낙동강 오리알이 된 댄이 크레타 앞에 나타난다. 크레타의 친구가 꿀꿀한 기분을 풀어주려고 데려간 클럽에서 자신의 노래를 부르게 된 크레타를 댄이 보면서 이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군가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 그것이 큰 성공과 맞물린다는 점은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범주에서는 항상 거리를 뒀다. 하지만 '비긴 어게인'은 이를 거부하지 않고 결말을 약간 틀어주는 데 그친다. 댄은 말 그대로 상업적인 성공을 추구하는 음반기획자이다. 비록 열악한 환경에서 녹음이 이루어지지만, 그들의 분위기는 밝고 명랑하며 희망적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기분이 좋아진다. 그들의 성공을 예감하게 만들고 음악적 감동은 충분히 이런 상황이 더 생동감 있게 만든다.

인디 뮤지션은 내적 심리에 침잠할 수 있는 것과 거리가 있다. 세상에 좀 더 자신을 드러내는 일은 많은 사람들의 선호를 받는 즉, 대중적 상업적 성공을 가능하게 해준다. 남녀의 교감과 창작은 두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의식한 것이다. 음악을 통해 사랑이 시작되기도 하지만 음악을 통해 사랑이 깨어질 수도 있다. 음악은 대중성의 상업적 성공을 하게 되면, 부와 명예가 주어지고, 그것이 남녀의 순수한 열정의 사랑을 가로막을 수 있음도 보여준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상업적 성공에 맞는 사랑도 나올 수 있지만 그것은 순수한 열정이 결핍된다는 점을 드러낸다.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찾는 이유는 물론 간단하다. 영화 '비긴 어게인'이 좀 더 폭발력을 갖는 것은 '원스'의 감동을 다시 느끼려는 관객들이 일단 주목을 했기 때문인데, 여기에다가 영화가 희망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희망은 좀 황당할 만큼 긍정적이다. 판타지 로맨스가 나름 대중적 소구력을 갖는 시대에 '비긴 어게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은 동화적인 판타지 픽션을 보여주었음에도 아트 버스터의 면모를 보여 주었으니 인디영상콘텐츠가 리얼리즘의 차원에만 머문다는 생각은 이제 완전히 거리를 둬야 한다. 장르보다 중요한 것은 영화를 통한 자기 스스로 주체의 확립과 행복감이다. 스스로 자유롭고 자아실현을 이루는 가운데 만족적인 성취를 이루는 주인공을 통해 대리투영하도록 해주면 된다.

영화 '원스'와 '비긴 어게인'은 따로 분리 될 수 없다. 결국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둘이 음악과 삶 그리고 사랑에 대한 큰 퍼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 데이브를 받아들이지 않은 크레타의 모습이나 '비긴 어게인'에서 1달러에 자신의 음반을 판매한 것은 이런 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1달러 앨범이 음악을 정말 발전 시킬 수 있을 지 결과를 짐작할 수도 없다.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이지만, 현실에서 그런 모습은 오히려 저작권의 훼손을 낳는다. 이런 훼손은 창작 동기를 해친다. 현실과 그런 모습은 오히려 저작권의 훼손을 낳는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는 이와같다. 

글/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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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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