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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 몰린 아기레 감독, 일본 축구의 시련?


입력 2014.10.11 11:50 수정 2014.10.11 11:54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부임 3경기 만에 상대 자책골로 간신히 첫 승

스페인 리그 승부조작에 연루, 일단 강한 부인

3경기 만에 상대 자책골로 겨우 첫 승을 거둔 일본의 아기레 감독. ⓒ 게티 이미지

일본 대표팀의 새로운 수장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55)은 선수 출신 지도자다.

멕시코와 스페인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은퇴 후 감독으로도 명성을 쌓았다. 멕시코 대표팀과 아틀레티코, 사라고사 등을 지휘한 바 있다. 아기레 감독은 미지의 영역에 도전장을 던졌다. 바로 일본대표팀이다.

아기레 감독은 일본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 ‘교과서 축구’에서 벗어나 좀 더 창의적이고 영악한 전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선수들의 자세도 꼬집었다. 일본선수들은 승부욕과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아기레호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일본은 지난 평가전에서 우루과이에 패하고 베네수엘라와 비겼다.

아기레 감독은 10일 부임 후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일본은 10일 니가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메이카(FIFA랭킹 100위)와의 친선경기서 상대 자책골로 1-0 체면치레했다.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 자케로니에서 아기레로 감독만 교체됐을 뿐, 일본은 여전히 패스축구를 했다. 아기레 감독이 강조한 골 결정력도 달라지지 않았다. 일본은 자메이카전서 20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자메이카는 1군도 아니었고 시차도 덜 풀린 팀이었다.

벌써 일본 축구팬들 사이에선 아기레 감독의 전술부재를 꼬집고 있다. “연봉 25억 원 효과가 조금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볼멘소리마저 들린다.

정작 아기레 감독은 자신의 신변을 더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최근 스페인 리그를 뒤흔든 승부조작 의혹에 휘말린 그는 “맹세코 나와는 관계없다. 승부조작 한 적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가비 페르난데스(30·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스페인 법원에 출두해 “지난 2011년 5월 21일 사라고사-레반테 전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물론 아기레 감독은 결백하며 ‘가비와 구단’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축구계에서 감독이 모르는 사이 선수들끼리 담합(짬짜미)하는 경우가 흔하다. 일본축구협회도 일단 아기레 감독에게 믿음을 실어주고 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아기레 감독이 냉정을 되찾고 일본을 잘 조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년이란 긴 시간이 주어지면 ‘명장’ 아기레 효과는 분명히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3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5 아시안컵’이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아시안컵을 항상 신경써왔다. 우승팀에 대륙간컵 출전권이 걸렸기 때문이다. ‘탈아시아’를 부르짖는 일본은 세계의 이목이 쏠린 아시안컵을 놓칠 수 없다. 아기레 감독의 미래를 결코 낙관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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