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오드리 헵번이 먹었던 '젤라또'를 아십니까"

'한-이탈리아 경제협력포럼'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협력 강조

이탈리아의 가업승계기업 등 장수기업 노하우 적극 공유 당부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밀라노 팔라초 클레리치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경제협력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0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차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첫 일정으로 한-이탈리아 경제협력 포럼에 참석하는 등 창조경제를 주제로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혹시 영화 ‘로마의 휴일’ 속에서 오드리 헵번이 먹었던 젤라또를 기억하고 계십니까?”라며 “젤라또가 최근 한국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오늘 포럼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인 여러분들이 교역과 투자의 협력파트너로서 상대방을 더욱 주목하여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젤라또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과 합작해 중국, 인도에 합성고무 공급 예정인 이탈리아 석유회사 베르살리스, 이탈리아 기업과 투자협력을 통해 유럽과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을 마련한 한국의 한 철강기업을 언급하며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탈리아 경제의 큰 강점 중 하나는 수백년을 이어 내려오는 가업승계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탈리아의 가업승계기업은 전체 기업수의 72%, GDP의 80%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이탈리아 경제를 지탱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탈리아 기업인 여러분이 장수기업을 키위 온 경험과 노하우를 한국의 중소기업들과 적극 공유하셔서, 한국에서도 수백 년 이상 가는 가업승계기업들이 많이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한국 역시 이탈리아와 같이 중소기업들이 100년, 200년 이상 가업을 승계하면서 발전해서 경제를 지탱하는 뿌리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양국이 산업기술 협력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하고 부족한 분야를 보완한다면, 양국의 탄탄한 창의성이 제품으로 가시화되어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성장률 저하, 청년 실업, 소득 불균형 등 양국 경제의 현 주소를 지적한 뒤 이탈리아의 국가시스템 개혁, 우리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계획의 추진과정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개혁의 구체적 처방은 다를 수 있겠지만, 투자를 촉진하고 공공부문의 비효율을 개선하며 혁신을 통해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모색한다는 기본방향은 공통점이 많다"며 "앞으로 양국이 경제혁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면서 그 과정에서 양국 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함께 찾아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은 이탈리아의 오랜 친구이자 경제협력의 든든한 동반자"라며 "지난 130년간 쌓아온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협력을 지속한다면 양국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에 따르면 2014년 8월 기준 양국 무역규모는 65억 달러(수출 23억달러, 수입 42억달러)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이탈리아 방문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중소·중견기업 대표 14명, 대기업 대표 13명, 경제단체 및 협회장 8명, 공공기관장 6명 등 모두 41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