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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북 바꿀 수 있다"는 미 국무부 차관보의 '대북경고'


입력 2014.10.29 15:10 수정 2014.10.29 15:18        목용재 기자

톰 말리노스키 "김정은 처벌 메커니즘 만들자…유엔, COI보고서 후속조치 잇따라"

톰 말리노스키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왼쪽)가 28일 민간대북방송인 '자유조선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 경고메시지를 보냈다.ⓒ자유조선방송

톰 말리노스키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가 “김정은, 북한 지도부 처벌과 관련, 국제형사재판소를 포함한 처벌 매커니즘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정보가 통제된 북한사회에서 정보를 유입시키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역할은 대북라디오 사업이 효율적이라는 입장도 내놓았다.

말리노스키 차관보는 한국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탈북자를 만나 북한 내부의 상황을 파악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7일 한국을 방문했다.

현재 그가 담당하고 있는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은 전 세계에서 인권이 존중될 수 있도록 모든 국가들의 인권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 객관적인 보고서를 펴내 해당 국가들에 여러 가지 권고사항을 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말로노스키 차관보는 지난 28일 민간대북방송인 자유조선방송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대북)라디오와 외부사회와의 다른 채널은 북한주민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라디오 방송과 다른 채널을 통해 점점 더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말로노스키 차관보는 “또한 시장활동이나 거래, 접촉이 늘고 있고 특히 중국을 통해 외부사회와의 접촉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제 북한 주민은 더 많은 힘을 갖게 됐고 앞으로 이런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이를 위해선 북한 주민에게 외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를 갖게 된 북한주민은 정부지시에 의해 강요당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북한 주민 몇몇이 이 (민간대북)방송을 들을 수 있다는 데 굉장히 큰 위안으로 생각한다”면서 “북한 주민은 강하다. 생존한 사람들이라면 자유로운 선택이 주어질 때 더 잘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북한 주민들에 대한 메시지를 보냈다.

아울러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와 관련해서는 “COI의 보고서가 이번 유엔 총회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아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COI의 보고서는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전세계 모든 국가의 북한에 대한 행동·태도·정책을 영구적으로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인 원칙은 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주민들이 끔찍한 범죄에 책임있는 사람들에 대해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결정한다면 여기에 대한 메커니즘이 존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 등에 대한 처벌이) 국제형사재판소가 됐든, 어떤 형태가 됐든 간에 이들을 처벌하기 위한 체제가 필요하다”면서 “북한 정부가 계속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의 우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로노스키 차관보의 인터뷰는 28일 밤 자유조선방송, 북한개혁방송, 열린북한방송 등 민간 대북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송출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에 있는 라디오 청취자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린다.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담당 차관보인 톰 말리노스키입니다. 여러분 이 방송을 통해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어떤 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됐는지?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특히 한국에 새롭게 정착한 탈북자들과 만나 북한 내부의 상황에 대해 전달을 받아 북한 주민에게 우리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의견을 듣기 위해 방문했다."

-미 국무부의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은 어떤 곳인가?

"미국 정부의 정책은 전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인권이 존중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인권이란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생각하고 자유롭게 살고 일을 하고 여행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인권을 존중하는 것만이 세계를 좀 더 평화롭게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무무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은 전 세계 국가의 민주주의와 인권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평가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북한처럼 미국과 관계가 좋지않은 국가 뿐만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처럼 긴밀한 관계가 있는 국가에 대한 인권 관련된 상황도 조사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인 보고서를 펴내고 여러 가지 권고사항을 해당 국가에 제안한다."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공산주의 국가인 폴란드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폴란드가 독재국가일 때 태어나 인간에게 기본적인 선택이 부정되어 있던 곳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 북한 주민이 갖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더 많이 공감을 하는 것 같다.

예전에 한 탈북 청년을 통해 1990년대 북한의 대기근 상황을 알게 되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를 통해 아주 어릴 때부터 자유라는 것이 없다고 세뇌를 당한 사람들조차 얼마나 자유를 갈망하는지 깨닫게 되었고, 최선을 다해 이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지금 북한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매우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인권과 관련, 전 세계에서 최악의 상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어느 나라도 북한처럼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자유와 선택이 거부된 나라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북한 주민은 라디오 방송과 다른 채널을 통해 점점 더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계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얻고 있다. 시장 활동이나 거래, 접촉이 늘고 있고, 특히 중국을 통해 외부사회와의 접촉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북한 주민은 더 많은 힘을 갖게 되었고 앞으로 이런 상황이 더 나아지기를 기대한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뭔가?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북한 주민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북한 주민에게 외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정보를 갖게 된 북한주민은 이 세상에 완벽한 곳은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또한 동시에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사는 방법과 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고 정부 지시에 의해 아이들의 미래를 강요 당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생각을 하고 꿈을 꾼다는 것만으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가능성을 본 사람은 자신과 자녀를 위해 그런 가능성을 원하게 될 것이다. 라디오와 외부사회와의 다른 채널을 통해서 이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북한 정권에게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 주민이 기본 선택을 할 수 없게 막는다면 결국 그 대가를 치를 것이며 북한 내부의 사정을 결코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런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인권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수년 동안 북한 정부는 외부 사회에 대한 지식을 주민들에게 차단해왔다. 동시에 외부 세계가 북한 내부의 실상을 알지 못하도록 막아왔는데, 누가 어떤 주장을 할 때마다 그런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세상이 바뀌었고 많은 정보가 북한 내부로부터 나오고 또 들어가고 있다. 이것을 전 세계가 보고있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면 이것을 모르게 되돌릴 수는 없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최종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 주민은 COI 보고서의 내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보고서의 모든 내용이 바로 여러분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 다른 지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 보고서에 나온 내용들이 새로운 내용이고 굉장히 충격적이고 끔찍한 내용이다.

특히 수용소는 더 그렇다. 북한 정권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이 감금돼서 고통 속에 죽어가는 곳이 바로 수용소다. 북한에 대한 전 세계의 인식은 이 COI 보고서 이후 과거와는 다를 것이다. 그만큼 이 보고서가 중요하다. 또 COI 보고서는 미국이나 한국, 일본에서 나온 게 아니고 전 세계를 대표하는 유엔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의견이 다 반영돼 있다. 북한 정권은 이 보고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근데 일각에서는 이 보고서가 일회용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종보고서에 따른 후속조치가 적절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가?

"COI 보고서가 나온 것은 단순히 일회성 행사는 아니다. COI의 활동과 보고서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북한에 대한 행동, 정책을 영구적으로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다.

그리고 후속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곧 유엔총회에서 이 보고서에 대한 표결을 실시하는데, 보고서에서 제안한 내용을 실행하는 것에 대해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한국에 유엔 인권현장사무소가 설치되고 있다. 유엔은 계속해서 조사활동을 할 것이고 보고서에서 파악된 범죄가 계속 일어난다면 이는 즉각 전 세계에 보고될 것이다."

-최근 반인도범죄를 저지른 김정은과 북한의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것이 가능하다고 보나?

"기본적인 원칙은 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법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고 동등하게 적용돼야 한다. 북한 주민들도 스스로 존엄성과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북한 주민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끔찍한 고통을 겪게 한 사람들, 기근에 주민을 방치하고 수용소에 사람들을 보내 굶겨 죽이거나, 처형을 시키거나, 오랜 기간 가족들을 갈라놓는 등 끔찍한 범죄에 대한 책임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북한 주민 스스로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결정한다면, 여기에 대한 메커니즘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형사재판소가 됐든 어떤 형태가 됐든 간에 이들을 처벌하기 위한 체제가 필요하다. 북한 정부가 계속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의 우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거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북한 당국의 태도, 그리고 해야 할 일을 정리한다면?

"북한 내부의 실상을 숨기거나 부인하는 것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 전 세계 모두가 실상을 알고 있다. 북한 당국은 좀 더 솔직해져야 한다. 미국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 북한과의 갈등이나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

인권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변화를 선택해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이 주어지기를 기대한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인권문제가 사라지기를 원한다면 보다 더 진지한 자세로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수용소를 폐쇄하고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많은 선택과 자유와 그리고 외부접촉을 늘려야 한다."

-이 방송은 보위부를 비롯해 북한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역할을 하는 관리들도 듣고 있다.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북한의 경찰과 수용소 경비대원, 보위부원을 비롯한 북한 관리 여러분의 상황이 어렵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상부에서 내려온 지시를 따라야만 한다는 점도 이해하고 있다. 수감된 사람만큼이나 제한된 상황에서 살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여러분은 선택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좀 더 잘 대해줄 수 있다. 그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면 줄수록 상황이 바뀔 때 여러분의 선행은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상황은 반드시 바뀔 것이다. 어떤 체제나 어떤 정권도 영원히 지속될 순 없다. 잔인한 행동도 기억될 것이다. 사람들은 누가 최선을 다했고 누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지 일일이 다 기억할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옳은 일을 하려고 한다면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숨죽여서 이 방송을 듣고 있을 북한 주민을 위해서도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 부탁드린다.

"우선 최소한 북한 주민 몇몇 분이 이 방송을 들을 수 있다는 데 굉장히 큰 위안으로 생각한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곧 그럴 날이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미국과 한국 그리고 전 세계의 많은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여러분이 저희와 같은 가치와 존엄성을 가진 사람으로 보고 있다.

여러분을 단순히 끔찍한 정부의 압제에 따른 피해자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북한 주민은 강인하다. 많은 어려움을 견뎌내고 생존해온 사람들은 자유로운 선택이 주어질 때 훨씬 잘 해쳐나갈 수 있다. 정확히 그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올 것이다. 지난 5,60년 동안 서로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으며 이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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