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또는 디스’ 박주영, 국가대표 자격 있을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11.07 09:22  수정 2014.11.07 09:25

브라질 월드컵 후 4개월 만에 대표팀 복귀

민감한 화두 여전, 본인 스스로 진정성 입증해야

박주영이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고 대표팀에 복귀한다. ⓒ 연합뉴스

최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발표한 11월 A매치 2연전 대표팀 명단에서 단연 화제를 모은 것은 박주영(29·알샤밥)의 첫 발탁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4개월여 만의 대표팀 복귀다. 과거 최강희-홍명보 등 전임 감독 시절부터 대표팀 발탁을 놓고 뜨거운 논란을 몰고 다녔던 박주영이기에, 슈틸리케호의 첫 합류도 초미의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월드컵 이후 장기간 무적 선수로 방황하던 박주영은 최근 중동으로 눈을 돌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에 입단하며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데뷔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때마침 박주영의 중동진출 시기와 맞물려 K리그의 간판 공격수 이동국과 김신욱이 연이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대표팀 공격진에 공백이 생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김신욱을 전형적인 원톱 자원에 따른 타깃형 공격수 자원으로 거론하며 박주영을 다른 유형의 선수로 분류했다. 박주영의 발탁이 반드시 이동국-김신욱의 부재 때문만은 아님을 의미한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을 대비한 차원에서 최대한 다양한 선수들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었다. 박주영을 활용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만일 이번에 뽑지 않았다면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박주영의 발탁 여부가 더 큰 논란이 됐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박주영의 대표팀 복귀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여론도 많다. '대체 박주영이 뭘 했다고 대표팀에 뽑히느냐'는 자격 논란에서부터 '아직도 대한민국에 그렇게 공격수가 없나'하는 한국축구의 구조적 문제까지, 박주영을 둘러싼 논란은 매우 민감하고 다양한 화두들을 포괄하고 있다.

박주영의 발탁과 맞물려 가장 아쉬운 부분은 그만큼 새로운 선수들을 점검할 기회가 줄었다는 점이다. 김승대(포항), 임상협(부산), 양동현(울산) 등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던 선수들이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더구나 박주영은 오랜 공백기를 거쳐 중동 이적 후에도 이제 고작 3경기에 나섰을 뿐이고 그 중 2경기는 교체였다. 아직 대표팀에 승선할만한 자격을 증명하기엔 부족하다는 비판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무엇보다 박주영의 대표팀 복귀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태극마크에 대한 박주영의 '진정성'이다. 짧게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 길게는 2012 런던 올림픽까지, 지난 수년간 계속된 박주영을 둘러싼 논란의 근본 원인은, 단지 경기력의 좋고 나쁨을 떠나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격과 의지의 문제였다.

박주영은 최근 몇 년간 소속팀에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시간이 훨씬 길었지만 번번이 대표팀에 무임승차해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병역 혜택이 걸린 대회에는 남다른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런던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혜택을 보장받은 이후에는 사실상 '먹튀'에 가까운 행보를 보인 게 사실이다.

박주영은 몇 년간 소속팀에서 거의 경기에 뛰지 못했고 이적을 통한 활로 모색에도 소극적이었다. 심지어 뒤늦게 임대 이적한 구단에서도 부상과 태업으로 중도 하차하는 등 프로답지 못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대표팀이 그의 부활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상황일 때도 적극적으로 기대에 부응하려는 성의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대표팀이 박주영을 무리하게 감싸 안는 과정에서 '황제훈련' '무임승차' 등 숱한 구설에 휘말리며, 결국 월드컵의 실패와 함께 대표팀의 이미지 또한 바닥으로 추락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많은 팬들은 박주영이라는 선수가 자신이 필요할 때만 대표팀을 사적인 이익의 도구로 악용하려 든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었다.

박주영의 대표팀 복귀는 병역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가 최근 컴백한 가수 MC몽을 연상시킨다. 한때 인기 연예인이었지만 병역 논란으로 방송에서 하차하며 몇 년간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MC몽은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하며 연예계에 복귀했다.

'내가 그리웠거나 아니면 비난하거나(Miss me or Diss me)'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복귀 앨범이 공개되면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논란 속에서도 MC몽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다.

박주영의 대표팀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도 바로 '미스 또는 디스' 사이에 놓여있다. 그래도 아직은 박주영 만한 공격수가 없다며 전성기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있는가 하면, 더 이상 박주영에겐 대한민국 대표가 될 만한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팬들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런 박주영에게 어쨌든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이제는 박주영이 변해야할 차례다. 축구도 축구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나라를 대표해 뛴다는 자격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다면 박주영과 팬들의 거리는 언제나 평행선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공은 다시 박주영에게로 넘어왔다. 자신을 그리워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영원히 손가락질하게 만들거나. 과연 박주영은 다시 태극마크를 달 준비가 돼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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