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낮은 액수인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장고에 들어간 김광현과 SK. ⓒ SK 와이번스
다소 충격적인 결과다. 기자회견 당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자신했던 김광현(26·SK)의 행보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11일 오전 김광현 영입 의사를 지닌 메이저리그 각 구단들은 포스팅 액수를 써냈고, 최고 응찰액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KBO를 거쳐 SK에 전달됐다.
당초 SK는 이날 오전 포스팅 수용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최고 응찰액을 확인하는 순간 장고에 들어갔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응찰액이 기대했던 액수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쉽게 결정내리기 힘든 상황이지만 SK와 김광현은 선택을 해야 한다. 자존심을 접고 응찰액을 받아 들이냐, 아니면 메이저리그 도전은 없었던 일로 하는가의 갈림길에 서있는 상황이다.
앞서 김광현의 포스팅 액수는 1000만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SK 구단도 현실적인 기대치로 5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 사이를 점쳤다. 하지만 고민이 길어지는 것으로 봤을 때 마지노선 액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만약 최고 응찰액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포스팅 절차를 밟았던 한국과 일본의 선수들은 응찰액을 통해 계약 규모와 팀 내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2년 먼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류현진의 포스팅 액수는 모두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2573만 7737달러 33센트(약 280억원)였다. 응찰액이 커진 만큼 계약 규모도 6년간 3600만 달러로 불어났다. 게다가 류현진은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얻어내며 안정적인 빅리그 선발 자리를 보장받았다.
반면, 포스팅 액수가 적었던 일본의 야수들은 대부분은 험난한 마이너리그 생활을 보냈다. 포스팅 액수가 각각 450만 달러와 532만 달러였던 이와무라 아키노리(35·야쿠르트)와 니시오카 츠요시(29·한신)가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현재는 일본으로 유턴한 상황이다. 몸값을 낮게 책정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이 정확했음이 증명된 순간이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일본인 야수 중 포스팅 액수가 가장 적었던 아오키 노리치카(31·캔자스시티)가 주인공이다.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시절, 이치로의 후계자라 불렸던 아오키는 2011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못했다. 거듭된 야수들의 실패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과감한 베팅을 꺼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같은 해에는 일본 최고 투수로 불린 다르빗슈 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져 있었다.
결국 아오키는 예상보다 훨씬 낮은 250만 달러의 포스팅 액수를 적어낸 밀워키와 협상을 벌였다. 2년간 250만 달러라는 계약 조건 역시 굴욕에 가까웠다. 밀워키는 보장액을 적게 하는 대신 옵션을 많이 붙여 실패에 대한 보험을 들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도전 자체가 목표였던 아오키는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고, 클럽 옵션이 발동된 올 시즌에는 캔자스시티로 이적해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 영광까지 누렸다. 돈이 아닌 도전을 택함으로써 얻게 된 값진 성과였다.
김광현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나를 진정으로 원하는 팀을 가고 싶다. 보직은 선발이든 불펜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어느 구단을 가든지 죽을힘을 다해 던지겠다”며 돈의 액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SK는 오는 14일 오후 6시까지 포스팅 수용 여부를 결정해 KBO에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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