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연의 우리 터 우리 혼 - 남근석기행>화암동굴 남근석 '금메달감'
난향산을 뒤돌아 정선으로 424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약 20여km 거리에 화암동굴이 있다. 국내최대 규모의 석회석 동굴이다. 동굴내부는 높이 30m, 폭 20m로 동양최대규모의 황종유벽을 비롯해 마리아상, 부처상, 장군석 등 크고 작은 종유석과 수심, 수m의 용소가 있는 천혜의 자연동굴. 금광산과 석회석 등이 어우러져 지금도 종유석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절경이다.
화암동굴은 원래 일제강점기인 1922~1945년까지 순금을 캐던 금광이었는데, 금맥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됐다. 한때는 순금이 가장 많이 쏟아지는 금광이었으나 지금은 폐광되고 말았다. 이에 정선군은 기존의 화암동굴을 확장해 2000년 초, 테마형 동굴로 개발한 것이다.
동굴 탐방코스는 527m 길이의 모노레일을 5분간 타야만 입구에 도착한다. 동굴좌우에는 일제강점기 때 갱도 속에서 금을 채취하는 과정을 모형으로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옛 사람들의 작업현황을 재현해 놓았다. 갱도를 지나면 약 90m의 급경사를 타고 내려가는 하부갱도다. 365개의 길고도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각양각색의 금과 관련된 동화나라가 펼쳐진다. 이곳을 지나면 드넓은 동굴광장이다.
어둑한 동굴내부는 석회암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거대한 석주를 만들었다. 이들 석순과 종유석은 일년에 평균 0.1~0.2m씩 자라 100년이 되도 1~2cm밖에 자라지 않는다. 수많은 세월의 더께가 눌러 붙어 제각각 특이한 형태를 가진 석주를 보면 자연의 신비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생김새에 따라 명칭이 붙여진 석순도 볼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단연코 인기는 남자의 성기를 빼닮은 남근석이다. 남근은 바닥에서 수직으로 솟아 있는데 높이는 약 1m에 둘레가 40cm 정도다. 국내동굴에서 본 것 중 화암동굴의 남근석이 대표적인 금메달감이다. 더구나 남근의 색조도 피부색을 닮았다.
남근석이 형성되기까지의 과정은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4000만년이란 세월동안 차곡차곡 쌓여 남근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하고 있다.
남근석이 위치한 곳은 화암동굴 끝머리에 있는데 통로와 인접해 있어 지나는 사람마다 손으로 쓰담아 음경 끝부분은 반질반질하다. 워낙 건강하게 솟아 있어 아무리 만져도 끄덕하지 않자 아예 두 손으로 비벼대는 사람도 있다.
화암동굴에는 크고 작은 남근형태의 석순이 곳곳에 돌출돼 있는데, 15여년전 어느 호기심 많은 경찰관 부인이 남근을 그만 슬쩍 낚아챘다. 남편의 바람기를 잡기위한 의도였는지 알 수 없으나, 훗날 들통이 나자 동굴관리소에 자진 반납했다한다.
하지만 작은 남근은 원래자리로 지금까지 가지 못하고 있다.복합을 해보았지만 보기가 흉해서다. 내소박(內疏薄)맞은 꼴이 됐다. 화암동굴길이는 1.8km, 관람시간은 1시간30분 소요된다.
강원도 정선과 평창일대의 동굴이 생성된 시기는 약 5억만년, 지금까지 확인된 동굴은 256개소다. 평창지역에만 130여개가 분포돼 있는데 그 중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백룡동굴은 1976년 마을주민의 발견으로 2010년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백룡동굴은 발견당시 동강절벽 중간에 위치해 사람들의 접근조차 어려워 천혜의 비경으로 간직돼 왔다. 동굴 초입에는 조선 정조 때부터 사람이 살았던 자취가 남아있기도 하다.
이 동굴은 환경보호차원에서 20명씩 한조가 돼 들어갈 수 있으며, 하루 9회 차 입장이 가능하다. 동굴중간 중간에는 개구멍 같은 좁은 통로가 있는데, 낮은 포복자세로 통과해야 한다.
넓은 공간에는 저마다 별천지 같은 풍경이 나타난다. 동굴 커튼, 방패형 석순, 베이컨 시트, 종유석 등 15종류에 달하는 다양한 석순과 석주가 곳곳에 형태를 만들었다. 1979년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했지만 사람들이 동굴 속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 석순을 잘라가는 등 그동안 훼손이 심각했다.
그런데 개장도 하기 전인 1997년 현지 경찰서장 일행이 남근석을 잘라 외부로 반출한 사건이 언론에 공개돼 곤혹을 치룬 일이 있었다. 이로 인해 동굴보호 여론이 전국적으로 들끓게 되는 결정적 계기도 있었다.
그 후 남근석은 봉합수술을 거쳐 2002년에 복원했지만 경찰서장 처신에는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현재 남근석은 동굴 중간지점 천장에 아래로 비스듬히 처진 형태로 달려 있는데 길이 40cm. 둘레 8cm 정도다.
백룡동굴에서 영월을 지나 남한강을 따라가면 단양 초입에 고수동굴이 있다. 197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총길이 1.3km, 높이 5m 정도의 고생대 초기동굴이다. 개장당시 조사에서 동굴입구에서 선사시대 주거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동굴광장에는 길이 10m에 달하는 대종유석이 비단폭포처럼 흘러내리고 있으며, 인공으로 다듬질 한 것처럼 정교한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늘어져 지하궁전을 방불케 한다. 고수동굴 경관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국 버지니아주의 루레이 동굴과 맞먹는다.
고수동굴 광장을 벗어나면 희뿌연 안개 속에 형태가 마치 몽환적인 분위기의 남근석을 볼 수 있다. 동굴천장에서 떨어지는 석회물질인 물방울이 동굴바닥에 쌓여 자란 돌출된 이 남근석은 키가 약 60cm, 둘레는 40m 정도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굴 속 남근석은 사람들의 접근이 불가능한 통제구역에 있어 보존이 잘 된 편이지만 치성을 드리는 신앙으로서는 불가능 한 곳이다. 어둡고 습한 동굴 속에서 생명이 숨 쉬고 있는 퇴고의 신비가 만들어 낸 석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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