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편의점…쇼핑공간→종합생활공간 '변신'

조소영 기자

입력 2014.12.07 10:00  수정 2014.12.07 11:49

세븐일레븐·CU 등 비식품군 비중 점차 늘려

CU '맞춤형 점포' GS25 '미래형 편의점' 승부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에 복합편의공간 '도시락카페(KT강남점)'를 오픈했다.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진화하고 있다. '담배 또는 간편식품을 구매하기 위해 잠시 들르는 곳'이라는 정의는 이제 옛말이 됐다. 업계는 비식품군 비중을 늘리는 것은 기본이고 입지에 맞춘 '맞춤형 점포'를 속속 등장시키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첨단 IT기술로 무장한 편의점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 3인방(CU·GS25·세븐일레븐)은 당초 기조였던 '편리한 쇼핑공간'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종합생활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요의 변화 때문이다. 편의점은 근래 생활용품 등 비식품군에 대한 구매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의 전체 매출에서 비식품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년 12.3%에서 올해 11월 기준 13.9%까지 확대됐다. 이는 1인 가구의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는 근거리에서 소량으로 다양한 물품들을 구매하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는 편의점의 특징과 맞아떨어진다. 편의점은 거리 곳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쉽고 여러 물품들을 소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가 대량에서 소량으로, 비식품군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기존 상품이나 서비스의 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CU, 비식품군 매출 비중↑…CU '맞춤형 점포' 승부수

세븐일레븐은 이 같은 '변화의 물결'에 적극 대응해 5년 내 비식품군 매출 구성비를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차별화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6월 파우치 형태의 소용량 화장품(6종)을 출시했으며 8월에는 프랑스 스포츠 언더웨어 '왁스(WAXX·8종)'를 내놨다. 특히 2030세대가 주로 몰리는 대학가와 유흥가 등 주요 30개 점포에서 판매된 왁스는 10월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 수가 7000개를 넘어섰다.

이밖에 세븐일레븐은 꽃을 판매하는 콘셉트의 테마숍, 와이셔츠(2종), 헬로키티를 활용한 텀블러(2종), 19세기 대표 화가인 에드가 드가의 작품 '휴식중인 두 여자 무용수'를 담은 명화 담요 등을 선보이면서 비식품군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식품·비식품군을 아우르면서 미팅룸·안마의자·3D프린터까지 갖춰진 복합편의공간 '도시락카페(KT강남점)'를 오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매장 크기부터 기존과 다르다. 2층으로 이뤄진 도시락카페의 매장 면적은 국내 편의점 대비 4배에 해당하는 총 264m²이다.

CU도 비식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CU는 식품군으로 한정했던 PB상품의 범위를 비식품군으로 넓혔다. 팬티스타킹(3종), 티슈(4종),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컵 아임유어컵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CU는 '맞춤형 점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입지의 특성에 맞게 점포를 꾸며 고객들이 자사 편의점을 더 편리하게 이용하고 오래 머무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일례로 CU는 병원 점포에는 링거걸이를 설치하고 이동공간을 더 넓게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U 덕성여대 학생회관점에는 주고객인 여대생들을 위해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파우더존이 운영되고 있다. ⓒCU
CU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맞춤형 점포'는 동숭아트점과 마로니에공원점, 덕성여대 학생회관점이다.

동덕여대 등 여러 학교가 밀집한 동숭아트점은 매장 내 약 8m² 공간을 활용해 미팅룸을 운영하고 있다. 회의용 테이블과 화이트보드, HDTV 등이 설치돼있으며 노트북 무료 대여 및 복사, 스캔, 출력 등도 가능하다. 총 6명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고 이용료는 시간당 1인 1000원이다.

마로니에점은 다양한 거리공연이 이뤄지는 곳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아마추어 뮤지션들을 위한 '무대 지원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2~3평 남짓한 소형 무대를 비롯해 거리공연을 위한 앰프, 마이크, 조명 등 공연장비를 모두 지원한다.

덕성여대 학생회관점은 전체 매장에서 휴게공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이 때문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곳"이라는 우스개도 나온다. 이곳에서는 소규모 모임이 가능한 스터디존을 비롯해 고객 대부분이 여대생이라는 점에서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파우더존, 스타킹 등을 갈아신을 수 있는 탈의실이 운영되고 있다.

CU는 이 같은 '맞춤형 점포' 개발을 위해 택지개발지구, 산업단지조성지구 등 상권 활성화 지역에 있는 빈 땅(나대지)을 단기간 임차해 팝업스토어 형태의 편의점 운영도 하고 있다.

GS25, 옴니채널 등 적용한 '미래형 편의점' 선봬…"채널별 경계 점차 허물어져"

GS25는 향후 첨단 IT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편의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은 GS25가 기획하고 있는 버추얼피팅(Virtual Fitting) 시스템으로 이를 활용하면 마음에 드는 옷을 직접 입어보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GS25
GS25는 첨단 IT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편의점'을 기획하고 있다. GS25는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창조경제박람회'에서 △그린존(Green Zone) △스마트존(Smart Zone) △옴니존(Omni Zone)을 통해 'GS25만의 편의점'을 선보였다.

GS25는 이 기간동안 전기 자전거 자동 대여 시스템(그린존), 상품들을 계산대에 올려놓기만하면 자동으로 계산되는 시스템(스마트존) 등을 소개했다. GS25 관계자는 "모두 현재 개발된 기술들을 활용한 것으로 향후 새로운 GS25를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S25는 최근 유통가의 화두로 떠오른 '옴니채널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옴니채널이란 모바일과 인터넷, 오프라인 매장 등 여러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유통망을 의미한다.

향후 GS25는 홈쇼핑에서 방송되는 옷 중 마음에 드는 옷이 있다면 직접 입어보는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버추얼피팅(Virtual Fitting) 시스템을 24시간 가동할 예정이다. 마음에 들 경우 구매까지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또 고객이 매장에서 GS25 등과 손잡은 지역 특산물을 확인하고 구매 의향이 있다면 즉시 결제 및 배송 요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세븐일레븐도 옴니채널 구축에 힘쓰는 곳 중 하나다. 우선 세븐일레븐은 내년 1월까지 전국 7000여점에 근거리 무선통신장치인 '비콘(Beacon)' 활용 서비스를 적용할 방침이다.

비콘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자지갑 '시럽(Syrup)', 'OK캐시백', '세븐일레븐앱' 중 하나 이상을 사용하는 고객이 세븐일레븐 점포 앞을 지나가면 할인쿠폰 또는 1+1쿠폰 등이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받은 쿠폰들은 해당 점포에 들어가 즉시 사용 가능하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4일부터 서울 지역 4개 점포(소공점·목동점·공릉점·KT강남점)에서 배달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해당 점포에 전화 또는 방문해 1만원 이상 구매 접수를 하면 1시간 내 원하는 곳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고객 주문은 24시간, 배달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가능하다. 단 배달서비스는 점포 입지 기준 300m 반경 이내로 제한된다.

일각에서는 편의점이 편의점만의 특징을 잃고 '작은 마트'로 변화하는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업계 또 다른 한 관계자는 "1인 가구들을 위해 대형마트가 소규격 상품을 늘리는 것처럼 채널별 경계는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며 "편의점은 업계 특징인 편의성과 함께 마트 수준의 가격경쟁력 등을 갖춰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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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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