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테러가 신은미 -황선 '북 세습찬양'의 면죄부인가
<박주희의 진실한쿡!>좌파들 앞다퉈 "종북몰이 중단"
한 고교생의 일탈행위를 '종북 호칭 떼어내기'로 활용
통진당 RO 사건으로 지난 1년 넘게 여론이 들끓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곳곳에 수시로 종북 바이러스가 출몰한다.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날 정작 대한민국 수도 중심가에선 ‘북한 찬양쇼’가 벌어지고, 그 후로도 신은미와 황선, 종북 듀엣의 토크쇼는 여러 차례 진행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한다. 그렇다해서 민주주의가 나라를 뒤집어 엎으려는 종북행위까지 품어 안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反)대한민국 선동과 북한미화(美化)활동은 결코 타협 대상이 될 수 없다. ‘종북 토크쇼’가 진행되는 현장마다 거센 비난과 우려가 쏟아지는 것도 그 이유다.
급기야 지난 10일 전북 익산, 신은미-황선의 종북 토크쇼에는 사제 인화물질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어느 고등학생의 위험한 일탈행위였다. 일베에선 그를 ‘열사’라며 영웅시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폭력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 사건이 터지자 종북-좌파 세력들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종북몰이’ 중단을 외치고 나섰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전북지역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언론-단체의 ‘종북소동’이 한 청소년을 폭탄테러범으로 만들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통합진보당은 “사상-양심, 표현-언론의 자유 압살과 종북색깔공세를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북한 옹호발언을 했던 박창신 신부는 “성당은 성역”이라며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나 과연 종북주의를 사상-양심의 자유로 관용할 수 있는가. 북한 찬양 발언을 표현의 자유라 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 체제를 뒤흔들려는 음모가 성역에서 벌어져도 놔두라는 것인가.
종북-좌파의 이러한 주장은 한마디로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만약 도망치는 도둑을 행인이 발을 걸어 넘어뜨렸고 그 도둑의 팔목이 부러졌다고 치자. 사람들이 행인의 잘못을 탓하겠는가. 당연히 도둑의 죄를 물을 것이다. 인화물질을 던진 청소년의 잘못이 없다는 게 아니다. 지금 종북-좌파는 도둑행위라는 원죄를 감추고 자신들을 도둑으로 몰았던 것이 잘못이라는 궤변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사건을 자신들의 ‘종북행위에 대한 면죄부’로 이용하려는 꼼수다.
반격의 찬스를 좌파 미디어들도 놓칠 리 없다. 북한 옹호행위는 민주주의의 다양성 측면으로 봐야 한단다. 북한을 미화-찬양하는 활동에 ‘종북’ 딱지는 과도하다고 한다.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법의 잣대에 대해 ‘공안정국’이니 뭐니 운운한다. 결국 이들은 ‘종북 호칭 벗겨내기’ 작업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재미교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노당 부대변인의 언행은 어느 수준인가. 황선 씨는 범청학련-한총련 등 대법원이 이적단체라고 판결한 조직에서 주로 활동했고 2005년 북한조선노동당 창건 60주년 기념일에는 둘째 딸을 평양에서 제왕절개로 원정 출산했다. 경찰은 그가 2011년부터 인터넷방송인 ‘주권방송’에서 230차례 북한 체제를 미화한 혐의를 내사 중이다.
신은미 씨는 2011년부터 6차례 북한을 방문한 뒤 좌파 미디어에 50여 차례 북한여행기를 기고하고 이를 책으로 발간했다. 종북 토크쇼에선 시종 북한 체제를 찬양했다. “탈북자 80~90%는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진짜 인권을 생각한다면 북한 상황은 참 다행이다”는 등 황당한 발언을 쏟아냈다.
신 씨는 지난 11월 북한의 대남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주최한 대회의 방북기(訪北記)부문에서 ‘재미교포 아줌마, 또 북에 가다’라는 작품으로 상을 받았다. 또한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세계 친선 예술 축전 무대’에서 신씨는 김일성-김정일을 숭배하는 사상성이 높은 노래도 불렀다.
더군다나 신 씨의 방북은 단순 관광 차원이라고 볼 수 없다. 그의 방문날짜는 노동당 창당 기념일, 김일성 주석 생일, 조국해방일, 북한 정권 창건 기념일 등 북한의 주요 기념일과 딱딱 들어맞는다. 신씨가 방북 이야기를 인터넷 기고와 오프라인 강연으로 적극 홍보하자, 북한도 의도적으로 화려한 기념식 또는 북한의 꾸며진 모습을 보여주며 그를 특별대우 했다. 결국 신 씨는 미국 또는 남한에서 ‘북한 홍보대사’ 역할을 한 셈이다.
북한에서 귀빈 대접을 받은 신은미 씨나 북한의 최고급 여성전문병원에서 출산한 황선 씨가 북한의 진면목을 봤을 리 없다. 북한주민의 처참한 생활이 어떤지, 자유와 인권이 유린된 사회의 모습이 어떤지 그 실상은 이미 국제사회가 다 안다. 굶주림에 허덕이다가 목숨을 건 탈출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현실이 웅변으로 말해주지 않는가.
신은미-황선 씨의 허무맹랑한 북한 이야기는 탈북자들의 깊은 상처를 후벼 팠다. 탈북여성 5명은 그 두 사람에게 어떤 것이 북한의 참된 모습인지 가려보자며 끝장토론까지 제안했다. 북한의 참혹한 실상은, 직접 그 곳에 살다 사선을 넘어온 탈북자들만큼 더 생생하게 증언할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야당이 종북주의자의 거짓 목소리에 확성기를 달아주려는 것은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의원 등 10여 명은 신씨를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하려 했다. 이미 신씨는 북한 미화 발언으로 국가보안법 위반혐의 수사 검토 대상에 올라 있었다.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헌재의 결정도 임박한 상황이다.
이렇듯 종북세력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태도는 여태껏 애매모호하다. 통진당 해산 여부가 걸린 헌재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도 그러하다. 종북세력의 국회 입성과 세력 확산에 길을 닦아준 원죄가 바로 새정연에 있음에도, 새정연의 전신이 집권할 때 이석기 의원을 두 번이나 특별사면 했음에도 국민들은 새정연으로부터 사과문 하나 받지 못했다. 북한의 인권유린을 참다못해 탈북한 사람을 ‘변절자’라 하던 의원도 그 당에 버젓이 머물고 있다.
신은미 씨는 지금 자신이 왜 종북이라 불리는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2011년 방북 후 줄곧 미국과 한국에서 한결같은 내용을 얘기해왔다고 한다. 그의 북한 기행문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돼 1200부가 도서관-복지기관 등에 보급됐다. 그는 통일부 홍보영상에도 등장했다.
신 씨 말대로 그에 대한 종북논란이 이제야 불거진 건 심각한 문제다. 그동안 우리사회에 종북이 잠입할 빈틈이 많이 생겼고 틈새마다 잠재적 종북 그룹이 존재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무의식적으로 물든 또 다른 종북 부류가 계속 출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종북 토크쇼 장에서 벌어진 인화물질 사건이 결코 그들의 ‘종북 이미지 탈색’의 수단으로 이용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북한 미화-찬양이라는 국가보안법 위반은 완전 별개 사건이다. 신은미-황선 씨는 북한의 ‘연출된 허상’을 진짜인양 떠벌리고 북 체제를 찬양했다. 정말 떳떳하다면 ‘탄압’이라고 대들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탈북여성들의 끝장토론 제의에 응해야 한다. 이 방법만이 ‘종북 누명’을 벗는 최선의 길이다.
글/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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