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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길렌워터 이탈 '최대 힌트' 됐다


입력 2014.12.22 10:26 수정 2014.12.22 10:3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길렌워터 빠지자 나머지 선수들 최다득점 기록 경신

최근 꼬였던 오리온스 향후 행보에 전환점 될 수도

가르시아(사진)와 길렌워터는 알고 보면 얄궂은 관계다. ⓒ 연합뉴스

고양 오리온스가 안양 원정에서 값진 1승을 챙겼다.

오리온스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서 열린 안양 KGC와의 '2014-15 KCC 프로농구' 네 번째 맞대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9-91로 이겼다. 최근 1승4패로 부진했던 오리온스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오리온스의 이날 승리는 평소보다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오리온스는 최근 부진으로 4위 수성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몰렸다. 특히, 에이스로 꼽히던 트로이 길렌워터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와 팀 공헌도가 도마에 올랐다. 승부처에서 길렌워터가 공을 잡고 공격을 시도하면 다른 선수들이 멈춰 있는 경우가 많았다.

길렌워터는 이날 허벅지 부상으로 고작 11분 뛰며 2득점에 머물렀다. 길렌워터의 올 시즌 가장 저조한 활약이었다. 오리온스로서는 최대의 위기 상황. 그러나 오리온스에는 찰스 가르시아가 있었다. 가르시아는 그간의 설움을 풀듯 32점 9리바운드로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가르시아의 한 경기 최다득점은 19점.

가르시아와 길렌워터는 알고 보면 얄궂은 관계다. 당초 오리온스는 올 시즌 외국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가르시아를 우선순위로 먼저 지명했다. 개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태도나 성실성 면에서 믿음을 주지 못한 길렌워터는 타 구단들도 지명을 외면하며 2라운드까지 밀렸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개막하자 길렌워터가 무서운 활약을 펼치며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가르시아가 오히려 벤치로 밀려났다. 팀을 위해 묵묵히 조연의 역할을 받아들였지만 1라운드 출신으로 내심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길렌워터가 빠지면서 가르시아의 진가가 드러났다. KGC가 내세운 정통빅맨 애런 맥기와 윌리엄스를 상대로 힘에서는 밀렸지만 특유의 스피드와 유연성을 앞세운 ‘스핀무브’로 골밑을 공략했다. 3점슛도 2개나 작렬하며 넓은 공격범위를 과시했다.

약점으로 꼽히던 자유투마저 이날만큼은 무려 12개를 얻어내 8개나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50%도 채 되지 않는 자유투 성공률을 가진 가르시아는 자신이 얻어낸 12개의 자유투 중 8개를 성공시켰다.

가르시아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장재석이 20점-10리바운드의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신인 이승현도 19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가르시아와 임재현(13점)까지 포함하면 무려 4명의 오리온스 선수가 한 경기에서 자신의 올 시즌 최다득점 기록을 한꺼번에 경신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도 후반 들어 조직적인 플레이가 살아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오리온스의 에이스로 활약해왔던 길렌워터의 부상 상태는 앞으로의 행보에 중요한 변수다. 그러나 어차피 길렌워터를 중심으로 해왔던 플레이스타일의 약점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던 상황이었다. 오히려 오리온스는 이날 길렌워터가 없는 가운데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향후 오리온스 행보에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는 경기였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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