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선수들은 성탄절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은 유럽 전통이 서려있는 박싱데이(Boxing Day)이기 때문이다.
박싱데이는 과거 영국을 포함한 여러 유럽 영주들이 주민들에게 박스로 선물을 포장해 나눠주는 것으로부터 유래됐다. 그러나 오늘날 영국 축구에서는 연휴를 맞아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일뿐이다.
겨울 휴식기가 따로 없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박싱데이와 관련한 죽음의 일정과 혹사 논란은 늘 있어왔다. 특히, 올해와 같이 박싱데이가 금요일이라면 더더욱 논란이 가중된다. 금요일 박싱데이에 리그경기를 갖고 또 다시 일요일에 경기를 갖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해 연휴에 펼쳐지는 경기까지 더해지면 프리미어리거들에게는 최악의 일정을 치르게 된다.
올해 박싱데이 최대 피해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토트넘이 될 전망이다. 맨유는 27일 자정(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일합을 겨루고 45시간 만에 토트넘과 또 다시 경기를 펼친다. 토트넘도 마찬가지 스케줄이다.
FIFA에서는 선수들의 혹사 논란을 대비해 선수가 경기를 치르고 48시간 휴식을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번 박싱데이 연휴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박싱데이 기간 각 구단들이 선수들의 휴식 분배를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
크리스마스 연휴부터 새해까지 이어지는 황금 기간은 영국 축구계에서는 놓쳐서는 안 될 대목이다. 입장권 수입은 물론, 높은 중계료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희생의 대가는 선수들이 지게 되는 악몽이 이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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