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포인트가드 주희정은 지난 2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원정경기에서 한국프로농구(KBL) 최초로 정규시즌 900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세웠다.
주희정은 지난 25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서울 삼성에도 나서 지금까지 총 901경기에 출장 중이다. 역대 2위인 추승균(738경기·은퇴)과의 격차도 꽤 크다.
주희정은 프로 18년차다. 고려대를 중퇴하고 나래 블루버드에서 프로 출범 2년째인 1997-98 시즌부터 코트를 누빈 주희정은 동기들보다 데뷔가 빨랐던 데다 병역면제로 공백기가 없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별다른 부상이나 슬럼프도 없었던 탓에 18시즌 동안 결장한 경기가 겨우 10경기뿐이다. 주희정이 이대로 꾸준히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2016-17 시즌쯤에는 대망의 1000경기 출전도 가능할 전망이다.
KBL에서 주희정의 출전기록은 앞으로 깨지기 힘들 전망이다. 현재 5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현역은 7명밖에 되지 않는다. 임재현(605경기), 송영진(592경기), 김주성(584경기) 등은 사실상 주희정의 기록을 넘보기 힘들다. KBL의 또 다른 철인으로 평가받는 양동근도 이제 429경기에 불과하다.
대학 졸업반을 기준으로 KBL에 데뷔하는 신인은 보통 만 22세다. 여기에 대부분은 병역문제로 두 시즌 정도 공백기가 발생한다. 정규 시즌이 54경기임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17시즌 이상을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뛴다고 해야 겨우 현재 주희정의 기록에 근접할 수 있다.
얼리 엔트리로 프로에 일찍 진출하거나 군 면제를 받는다고 해도 만 40세의 불혹이 돼서야 기대할 수 있는 기록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때까지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기는커녕,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또한 주희정은 전매특허인 어시스트(5099개)와 가로채기(1432개) 부문에서도 부동의 역대 1위에 올라있다. 통산 평균 어시스트도 5.7개로 선두다. 단지 오랜 시간 뛰어서 쌓인 누적 기록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그만큼 꾸준히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변함없이 코트를 누빌 수 있었던 것이다.
주희정의 기록이 부각되면서 덩달아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선수가 바로 서장훈이다.
요즘은 은퇴 후 예능 방송활동으로 친숙한 서장훈은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의 1만득점-5000리바운드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종 기록은 1만 3231득점, 5235 리바운드로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15시즌동안 통산 평균득점도 19.2점으로 부동의 1위다.
프로농구 역사상 1만득점은 서장훈, 추승균, 문경은 등 모두 은퇴선수들이 보유하고 있다. 김주성(8858점)정도가 2년 이내 1만득점 근접이 가능하지만 노장인 데다 커리어 평균이 15점 정도라 서장훈의 기록은 넘기 힘들 전망이다.
서장훈은 데뷔 이후 7시즌이나 연속으로 평균 22점 이상을 기록했다. 마지막 2시즌을 제외하면 평균 득점이 최소 15점 이하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올 시즌 현재 프로농구에서 평균 15점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는 문태영(모비스)뿐이다.
10점 이상을 기록한 국내 선수는 리그 전체로도 13명뿐이다. 평균 15점으로 계산해도 17시즌 가까이를 풀타임으로 뛰어야 서장훈의 기록에 근접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이 역시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다. 서장훈은 리바운드 통산에서도 평균 7.6개를 기록 중이며 1998-99시즌에는 토종 선수로는 유일하게 리바운드왕까지 수상했다.
주희정의 900경기 출장과 통산 어시스트, 서장훈의 1만 3000득점 기록 중 어느 쪽이 더 깨지기 어려운 기록일까. 어쩌면 KBL이 존재하는 한 두 선수의 기록 모두 불멸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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