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프리롤' 손흥민, 아시안컵 성패 가를 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1.05 11:01  수정 2015.01.05 11:06

좌우 측면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원톱 공격수 부재 속 한 줄기 희망

[한국-사우디]손흥민은 사우디전에서 사실상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했다. ⓒ 연합뉴스

득점은 없었지만 가장 빛났다.

손흥민(23·레버쿠젠)이 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에이스인지 다시 한 번 보여준 경기였다.

2015 아시안컵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랭킹 69위)은 4일 호주 시드니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FIFA랭킹 102위)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이정협 추가골을 묶어 2-0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동률(5승7무5패)을 이루게 됐다.

이날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의 활약은 군계일학이었다. 페널티박스에서 과감한 공간침투 및 동료 선수들과의 연계플레이를 통해 수차례 슈팅 찬스를 열었고, 대부분 유효슈팅이었다.

전반 17분 구자철 패스를 이어받아 날린 왼발 슈팅은 간발의 차로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예리한 움직임과 위치를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플레이는 오히려 이날 선발 원톱으로 출전한 이근호보다도 손흥민이 더 공격수 같은 인상을 줬다.

사실 사우디전 전반까지 한국의 경기력은 그리 좋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다. 전반에 좋지 못했던 구자철, 조영철, 이근호 등 전방 공격진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손흥민만은 남겨뒀다.

사실 평가전에서 손흥민을 무리하게 오랜 시간 기용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흐름상 전반 가장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공격을 이끈 손흥민을 뺄 수 없었고, 승리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드러냈다. 실제로 손흥민은 후반 교체투입 된 남태희, 한교원 등과 도 원활한 호흡을 보이며 활발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후반 22분 이날의 결승골이 된 상대 자책골도 결국 손흥민이 이끌어냈다. 손흥민은 사우디 진영 왼쪽에서 올린 날카로운 프리킥은 사우디 오사마 알 하우사위의 머리에 맞은 뒤 골문으로 들어가며 자책골로 연결됐다. 손흥민은 후반 44분에도 경기장 중앙 지역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 슈팅으로 끝까지 사우디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손흥민의 활용법은 이날 슈틸리케 감독의 아시안컵을 대비한 공격 운영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평가전에서 '쌍용' 기성용과 이청용을 휴식차원에서 투입하지 않았다. 주요 공격자원으로 분류된 구자철, 이근호, 조영철 등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그 속에서도 거의 손흥민만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사우디전에서 사실상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했다. 무늬만 왼쪽 측면 공격수였지만 사실상 위치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했다. 레알 마드리드나 포르투갈 대표팀에서의 호날두를 연상케 하는 움직임이었다. 전형적인 원톱 공격수가 부족한 이번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공격력을 어떻게 극대화하느냐가 대표팀의 최대 관건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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