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경계령’ 슈틸리케호…차두리 카드 만지작
차두리 체력적 어려움 겪고 있어 교체로 적합
이라크, 측면 이용한 공격 날카로움 위협적
손흥민의 아시안컵 마수걸이 골로 분위기를 크게 끌어올린 축구대표팀이 결승 진출 길목서 이라크와 마주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6시,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중동의 전통 강호 이라크와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펼친다.
이라크와의 역대 상대 전적은 18전 6승 10무 2패로 한국이 앞서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은 지난 2007년 동남아 4개국 대회서 이라크와 4강서 만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아쉽게 3~4위전으로 떨어진 바 있다.
일단 체력적으로는 한국이 우위에 있는 게 사실이다. 대표팀은 지난 22일 우즈벡과의 8강전서 연장 승부를 벌였지만 다행히 피 말리는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았다.
반면, 이라크는 라이벌 이란과 승부차기 접전을 벌였다. 특히 필드골을 각각 3골씩 주고받을 정도로 난타전을 펼쳐 정신적인 피로도가 급상승했다. 게다가 이라크는 한국보다 휴식일이 하루 더 짧다는 불리함까지 떠안아야 한다.
이라크의 주된 공격 루트는 측면을 이용한 크로스다. AFC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라크는 조별리그 3경기 및 8강전 포함 4경기서 무려 101차례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는 이번 본선 무대에 오른 16개국 중 전체 3위에 해당한다.
실제로 이라크에는 젊고 빠른 윙어와 풀백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공격적 성향이 강한 이들이 제공하는 크로스를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중앙에 위치해 골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지난 이란전에서의 필드골 3골도 연장 후반 PK를 제외하면 모두 측면에서의 공격 작업에 의해 이뤄졌다.
결국 이라크전 승패 향방은 풀백들의 활약에 의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슈틸리케호의 장점 중 하나가 측면 자원들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영표의 후계자라 불리는 김진수는 지난 우즈벡전 승리의 숨은 공신이었다. 오버래핑이 뛰어난 김진수는 연장 전반 왼쪽 코너 부분을 완벽히 무너뜨린 뒤 낮은 크로스로 손흥민의 선취골을 도왔다. 여기에 지치지 않는 활동량으로 공격 후 수비 복귀도 무척 빠른 편이다.
다소 불안한 오른쪽은 차두리라는 조커가 있어 안심할 수 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의 최대 약점은 아무래도 체력이다. 차두리 본인도 풀타임 소화는 어려운 듯 컨디션보다 체력 걱정을 더 많이 할 정도다.
하지만 교체 투입된 차두리의 기량과 필드 장악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차두리는 지난 쿠웨이트와의 조별 리그서 교체로 나와 전반 36분 남태희의 결승골을 도왔다. 하지만 이는 전주곡에 불과했다.
4강 길목에서 만난 우즈벡과의 8강서도 교체 멤버였던 차두리는 후반전에 등장해 변치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상대 선수들이 모두 지쳐있던 연장 후반, 기습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완벽한 크로스로 손흥민의 골을 도운 장면이 백미였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현실적으로 ‘차두리 선발’보다는 교체 카드로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투입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는 점이다. 물론 차두리의 투입은 그 자체만으로도 분위기를 단번에 가져올 가장 적합한 카드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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