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삼청교육대 의혹 무관…황제특강? 연봉 개념"

기자들과 만나 "삼청교육대 당시는 사무관급…석좌교수 연봉같은 개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3일 야당이 ‘삼청교육대 사건에서 이 후보자가 핵심 역할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그것과 난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그때 난 사무관급이었다. 공직 생활한 지 몇 년 되지도 않았다. 나중에 청문회에서 자료를 내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송대 석좌교수로 근무하면서 시간당 1000만원에 달하는 고액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의료가 아니고 석좌교수로 채용된 활동에 대한 연봉의 개념같은 것”이라면서 “역시 청문회 때 자료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단도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삼청교육대와 고액 급여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준비단은 삼청교육대 활동에 대해 “이 후보자가 당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내무분과에서 담당한 역할은 가장 하위직인 실무 행정요원으로서 문서수발, 연락업무 등이었고, 공직자로서 근무명령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삼청교육대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보국훈장인 광복장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보위 분과위 근무인력에 직제별로 전원 수여된 훈장이었다”며 “이 후보자는 훈장 수훈자로서 국가유공자 등록을 하지 않아 보훈혜택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준비단은 고액 급여 의혹에 대해서도 “후보자가 1년 4개월 동안 석좌교수로서 임용돼 수행한 활동과 업적 전체를 보지 못하고 학부 및 대학원생에 대한 6회 특강만 언급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준비단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 2010년 1월 15일부터 2011년 4월 30일까지 우송대학교 솔브릿지 국제대학의 석좌교수로 근무하면서 총 5076만4000원의 급여를 받았으며, 이 중 소득세와 주민세로 250만854원을 납부했다.

이 후보자는 재직기간 중 알려진 특강 6회 외에도 보직자 및 담당직원을 대상으로 4차례 특강을 했다. 해외대학 등과의 교류 협력을 위한 자문에 11차례 응하고 해외 우수인력 인력관리(HR) 계획 자문을 통해 해외 우수 교원 다수를 초빙하는 성과도 거뒀다.

또 이 후보자의 제안으로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이 세계적 경영학교육 국제인증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인증을 획득했다.

앞서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자는 국보위 내무분과위에 소속돼 활동했는데,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지난 2007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분과위는 삼청교육대 사건에 주요 임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김만기 전 국보위 사회정화분과위원장은 5공(제5공화국) 청문회에 출석해 행정각부 실무자가 파견요원으로 참여해 업무를 협의·조정했다고 했다”면서 “이 후보자도 내무분과위로 파견돼 온 실무자인 만큼 삼청계획에서 핵심역할을 했고, 그 공로로 보국훈장광복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자는 충남도지사 퇴임 한달 만에 석좌교수로 채용됐고, 6차례 특강을 하고서 급여로 6000만원을 받았다”며 “황제특강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이 후보자를 석좌교수로 채용한 대학 이사장은 그가 도지사로 재임할 때 특보로 채용해 준 고교 동창”이라면서 “도지사와 대학 이사장이 특보자리와 석좌교수를 주거니받거니 하며 보은인사를 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