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트라우마' 추신수, 먹튀 오명 벗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2.27 14:11  수정 2015.02.27 14:18

FA대박 직후 텍사스에서 커리어 최악의 성적표

과거 박찬호 떠올리며 우려도..묵묵히 재기 준비

추신수가 텍사스에서 슬럼프에 빠지면서 호사가들은 박찬호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 연합뉴스

'추추트레인' 추신수(33·텍사스)가 지난 23일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2015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추신수에게 2014년은 악몽 그 자체였다. 1년 전만 해도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귀하신 몸' 중 하나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사상 최고인 1억3000만 달러(7년)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텍사스 유니폼을 입으며 정점에 올랐다.

불과 1년 만에 추신수 위상이 이렇게 추락할 것으로 생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직전 커리어 최고의 시즌이었던 2013년과 비교하면 믿을 수 없을 만큼 각종 수치가 수직 하락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찾아온 불의의 부상, 심판들의 이해할 수 없는 스트라이크존, 어려운 팀 사정에 따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도 출장을 강행한 희생정신 등 여러 변수들이 있었지만 모든 이유는 변명이 될 수밖에 없었다.

팬들은 추신수의 부진과 함께 과거 텍사스에 입단했던 박찬호(은퇴)를 떠올렸다.

‘코리안 특급’으로 불리며 역대 아시아 투수 메이저리거 최다승(124승) 기록을 수립한 박찬호는 공교롭게도 추신수와 마찬가지로 텍사스에서 2002년 당시로는 거액인 5년 6500만 달러의 FA 대박을 터뜨렸지만 이후 믿을 수 없는 슬럼프에 빠졌다.

FA에 대한 욕심과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으로 LA 다저스 시절부터 누적된 부상을 참고 뛴 것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박찬호는 끝내 텍사스에서 명예회복에 실패했고, 22승23패 평균자책점 5.79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긴 채 2005년 트레이드 되는 아픔을 겪었다.

추신수가 텍사스에서 슬럼프에 빠지면서 호사가들은 박찬호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FA 직전 최고의 시즌을 보낸 것도 그렇고, 불의의 부상으로 갑자기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 나이를 감안했을 때, 전성기에서 내려올 시점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다만, 추신수의 차이점은 구단의 변함없는 신뢰다.

박찬호는 텍사스 이적 초창기 슬럼프에 시달리면서 소통상의 오류로 인해 코칭스태프 및 구단과의 관계가 그리 원만하지 못했다.

하지만 추신수의 경우 지난해 부진에도 여전히 구단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미 구단과 충분한 상의를 통해 출전과 재활 일정 등을 조율해온 데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던 희생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신뢰도 결국 올 시즌 성적에 달렸다. 지난해는 불운했다고 치부할 수 있지만 올해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추신수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추신수는 비시즌 대외활동을 극히 자제하며 꾸준한 관리로 몸 상태가 한결 나아졌다는 평가다.

추신수는 올 시즌부터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포지션인 우익수로 복귀한다. 최근 2년간 팀 사정에 따라 중견수와 좌익수를 오가야했던 추신수는 수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좀 더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다음 시즌 추신수가 어떤 타순에 기용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추신수는 컨디션이 좋을 때는 테이블세터나 중심타선 어디에 배치해도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타자다. 텍사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지난 시즌 톱타자로 활약했던 추신수를 중심타선으로 옮겨 3번에 배치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텍사스는 오프 시즌 마운드 보강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그만큼 지난해 부진했던 타선이 전력의 공백을 메워야하는 부담이 커졌다. 어느덧 팀내에서도 메이저리그 베테랑의 반열에 올라선 추신수로서는 젊은 동료들을 이끌어주는 멘토 혹은 리더의 역할도 일정 부분 수행해야한다.

지금까지 수차례 고비와 위기를 극복하며 메이저리거로서의 성공신화를 개척해온 추신수가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경현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