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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공존’ 전임 감독들과 다른 슈틸리케 행보


입력 2015.03.10 11:14 수정 2015.03.11 08:0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아시안컵 후 짧은 휴가 마치자마자 광폭 행보

K리그-해외파-올림픽팀 세심한 배려 눈길

슈틸리케 감독의 휴가 복귀 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015 아시안컵' 이후 짧은 휴가를 마치고 국내에 복귀하자마자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7일 K리그 공식 개막전인 전북 현대-성남FC 경기를 관전하며 직접 시축을 하기도 했다. 다음날 곧바로 광양축구전용구장을 찾아 이번엔 제주-성남전을 관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K리그 기 살리기는 유명하다. 부임 당시부터 역대 어느 외국인 감독보다도 K리그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자국 감독들조차 해외파에 의존하면서 공공연하게 K리그를 경시하던 것과 달리, 슈틸리케 감독은 누구보다 직접 현장을 찾아 K리그 선수들을 직접 점검하고 관계자들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3월 말에 치르는 두 차례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오는 17일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6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앞둔 슈틸리케호는 오는 27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뉴질랜드와 각각 맞대결을 펼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는 국내파들을 좀 더 많이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여기에는 K리거들과 해외파에 대한 배려가 모두 포함돼 있다.

3월 평가전은 호주 아시안컵을 마치고 다시 소속팀에 돌아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유럽파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4년 전 조광래호는 아시안컵을 마치고 얼마 안 돼 평가전에서 유럽파 정예 멤버들을 모두 차출해 '혹사' 논란과 함께 소속 구단들에게도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A매치 한번을 소화할 때마다 장거리 이동에 대한 컨디션 관리의 어려움, 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는 유럽 리그의 일정 등을 감안할 때 평가전에서라도 유럽파에 대한 배려는 필수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제2의 이정협 찾기'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정협은 어디까지나 특수한 경우였음을 분명히 한 것. 아시안컵에서 깜짝 발탁돼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정협이지만 사실 소속팀에서도 아직 주전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제2의 이정협에 대한 관심이 자칫 깜짝 발탁이나 과장된 '신데렐라' 스토리에만 관심이 쏠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결국 소속팀에서 꾸준히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K리그에 던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9일 오전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를 찾아 올림픽대표팀팀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올림픽대표팀에는 아시안컵까지 코치로서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했던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으며,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22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자리에서 "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월드컵도 경험했지만 올림픽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며 올림픽 출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준비된 일정은 아니었지만 감독님이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겠다는 의미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올림픽대표팀은 어차피 한국 축구 미래의 자원들이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장차 성인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의미도 있었다. 과거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 간 여러 차례 불협화음이 빚어진 전례도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소소하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조차 살뜰하게 배려하고 공생을 강조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행보는 인상적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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