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인선됐지만 '심상정 안'은 '글쎄...'
이병석 위원장, 정문헌 여당 간사 김태년 야당 간사 임명
의원 확대 여론 반발 크고 지역구 축소 의원들 소극적
정의당이 최근 ‘국회의원 수를 늘리고 세비는 삭감하자’는 정치 개혁 어젠다에 불을 붙이며 당력 집중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본격 가동을 앞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에서 해당 논의가 무게 있게 다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17일 선거구 재획정과 선거제도 개편 등을 논의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4선의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하는 등 인선 작업을 완료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회동을 열어 이같이 합의하고,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과 김태년 새정치연합 의원을 각각 여야 간사로 임명했다.
위원장과 간사를 제외한 특위 위원의 경우, 새누리당은 김회선·김명연·경대수·박민식·여상규·박대동·김상훈·민현주 의원이며, 새정치연합은 박영선·유인태·백재현·김상희·신정훈·김윤덕·박범계·김기식 의원으로 확정했다. 아울러 야당 몫의 나머지 한 자리는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맡아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정개특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재획정과 같은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는 만큼, 선거구 조정대상으로 거론된 지역구의 의원들은 철저히 배제하고 이해당사자가 아닌 의원들로만 특위를 구성했다는 게 여야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종훈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의원들의 선수와 지역을 충분히 고려해 안배했다. 특히 여성 의원도 포함돼 있고, 보수혁신위에서 활동하는 분도 포함시켰다”고 말했고,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도 “선수와 지역, 성별을 고려했고, 2월10일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 합의문에서 ‘선거구 변경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의원은 배제한다’는 합의정신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서 대변인은 이어 “이 일이 매우 부담스럽고 큰 일이다. 그래서 맡는 것 자체가 감투를 쓰는게 아니라 큰 짐을 지고가는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많은 것을 고려해야했기 때문에 발표가 늦어졌다. 선거구 재획정을 어떤식으로 해나가야할지 여야가 같이 조율하는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주 중으로 상견례 형식의 첫 회의를 열어 위원장과 간사를 공식 선임한 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방침이며, 활동기한은 오는 8월 31일까지로 합의했다.
다만 심 원내대표가 △국회의원 정수를 360명으로 늘리되 △지역구 의원은 240명으로 줄이고 비례대표직은 120명으로 확대하며 △의원 특권을 축소하는 등 세비를 20% 삭감해 국회의원 유지에 필요한 총 비용을 동결하자는 내용의 개혁안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경우, 해당 어젠다가 당장 힘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의원 수를 늘린다는 것부터 여론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지역구 수를 줄이고 특권을 축소하는 부분에서는 의원들 역시 선뜻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꾸려진 특위 여야 의원들부터도 “그 문제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선을 그어 버리거나 “나중에 논의하게 되면 그때가서 이야기하겠다”는 등 지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일단 정의당에서는 심 원내대표가 제안한 이번 개혁안에 당력을 집중, 의원수 늘리기나 특권 축소보다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우선적으로 제시하며 양당을 설득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도 지난 대선 때 석패율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전당대회 당시에도 이같은 제도 도입에 적극 호응하며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원수를 늘리는 것에 앞서 특권 내려놓기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하면서 여론의 신뢰를 얻는 등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장기전도 고려하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심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양당 독점구조에 갇혀 기득권세력만 대변되는 지금의 국회는 사회적 약자를 광범위하게 대변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야 한다"며 "의원세비 등 국회의원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20% 삭감하고 운전 비서 지원 등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권은 과감하게 폐지하며, 해외 출장 등 의원 활동을 투명하게 개혁해 국회의원 유지에 필요한 총 비용을 동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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