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중 외교장관회담서 '사드' 거론 없었다
외교부 당국자 "사드는 회의 의제도 아니었고 협의도 없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가 한중 간 외교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21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외교 당국자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오전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나 1시간 30여분 동안 한중 관계와 한반도 등 지역 정세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발언도 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사드는 회의 의제도 아니었고 협의도 없었다"면서 "전반적으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양국 간 호혜적인 분야에서 관심사항을 주로 논의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날 오후 개최되는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에서 사드가 거론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3국 협력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왕 부장이 이번 방한 기간이 끝나기 전에 사드 문제에 대해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을 경우, 한중 간 사드를 둘러싼 외교적 대립은 일단 잠복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지난 16일 한중 차관보급 협의에서 "중국의 우려와 관심을 중요시해달라"며 공개 압박한 데 대해 우리 정부 역시 "주변국이 우리 안보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정면 반발한 바 있다.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이같은 상황 속에서 열린 만큼, 왕 부장의 발언 내용 및 수위에 따라 한중 간 사드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 받기도 했다.
중 “한국이 AIIB 가입하기를 희망”, 한 “검토 중”
반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서는 양국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이 한국의 AIIB 가입을 희망한다는 의견을 밝히자, 윤 장관은 "종합적으로 여러 측면을 감안해서 검토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왕 부장은 회담 후 AIIB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의 발언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한국 정부가 진일보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또한 왕 부장은 오는 9월 열리는 전승기념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줄 것을 희망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특히 중국은 앞서 지난 1월 왕양 국무원 부총리 방한 당시 박 대통령의 참석을 바란다는 의사를 한국 정부 측에 처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승기념 행사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한 행사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초청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오는 5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전승 기념행사에도 김 위원장과 함께 초청받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더불어 왕 부장은 윤 장관의 중국 방문도 요청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윤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북핵 불용 및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며 기존의 전략적 협력과 소통을 강화키로 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를 위해 양국은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핵 능력 고도화 차단을 위한 의미 있는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키로 하는 한편,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를 포함해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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