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속 할머니 시신' 피의자, 무기징역 선고

25일 재판부 "범행 잔혹하고 반인륜적"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모 빌라 주차장에서 '여행가방 속 시신' 할머니 살해 피의자인 정형근 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의 피의자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25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14부(신상렬 부장판사)는 선고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정형근 씨(55)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한 재판부는 정 씨에게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정 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6시께 인천시 남동구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집에 있던 흉기로 전모 씨(71)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뒤 전 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다음날 집 근처 빌라 주차장 담벼락 아래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사건 당일 정 씨는 평소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가깝게 지냈던 전 씨와 소주를 마시다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성폭행을 시도했고, 전 씨가 강하게 거부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반인륜적"이라며 "피해자를 살해한 이후에도 피해자의 딸이 다니는 교회에 찾아가거나 지인을 만나 술을 마시는 등 태연히 일상생활을 계속해 범행 후 정황 역시 좋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린 시절 모친을 잃고 계모와 갈등을 겪는 등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한 것으로 보이고,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