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만 바라보는 한국농구…대표팀 다시 맡을까
모비스 우승으로 6월 아시아선수권 감독 유력
계속된 대표팀 감독 겸임 부담..거절 의사 내비쳐
이쯤 되면 한국농구 역사상 최고의 명장 반열에 올려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울산 모비스 유재학(52) 감독이 또 한 번 프로농구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는 지난 4일 원주 동부와의 2014-1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4연승으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확정지었다.
모비스는 2012-13 시즌부터 KBL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모비스는 전신인 부산 기아 시절을 포함해 무려 6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전주 KCC(5회)를 제치고 KBL 역대 최다 우승팀 반열에 올랐다.
2004년부터 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유재학 감독은 11년간 정규리그와 우승 각 5회, 통합우승은 3회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명장임을 증명했다.
유재학 감독은 그야말로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농구와 KBL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대우 제우스(현 인천 전자랜드) 지휘봉을 잡으며 역대 최연소 사령탑(35세)로 데뷔한 이래 무려 18시즌 째 단 한 번의 공백 없이 KBL에서 감독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코치와 감독대행 시절 포함하면 KBL 출범 원년부터 지금까지 개근하고 있는 인물은 유재학 감독이 유일하다.
유재학 감독의 기록 행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12년째 모비스를 이끌면서 단일팀 최장수 감독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504승)과 우승, 플레이오프 최다승(47승)과 우승 기록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재학 감독은 국가대표팀을 이끌고도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모비스가 3연패를 거두는 기간 유재학 감독은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겸임하며 2013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을 3위에 올려 16년 만에 FIBA 월드컵 출전권을 안겼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한국농구에 12년만의 금메달까지 선사했다.
장기간 '두 집 살림'을 오고가며 체력적 부담과 소속팀을 제대로 돌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쪽에서 모두 최고의 성과를 끌어냈기에 더욱 빛나는 장면이다.
모비스의 3연패가 확정되며 올 시즌을 달콤하게 막을 내렸지만 유재학 감독은 아직 마음이 편한 상황은 아니다. 관례대로라면 유재학 감독은 올해도 프로 우승팀 감독 자격으로서 대표팀을 맡아야한다.
오는 6월에는 중국에서 아시아농구선수권 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 1996 애틀란타 대회를 끝으로 프로 출범 이후로는 올림픽 본선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한국농구이기에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2년간 대표팀을 이끌어오며 풍부한 국제경험과 꾸준한 성과를 만들어온 유재학 감독보다 나은 적임자는 마땅치 않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조심스럽게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스트레스와 건강 문제를 거론하며 이번에는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마침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둔 지난달 17일 유재학 감독과 계약을 2020년까지 5년 연장했다. 구단이 두터운 신뢰를 보여주고 있는데 비해 비시즌마다 소속팀에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한 미안함도 유재학 감독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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