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4강 키워드 ‘돈보다 클래식’
우승 합계 21회 명문 4팀으로 4강 대진표
오일 머니 앞세운 클럽들 이번 시즌도 좌절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가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의 남은 두 자리를 차지하며 명가의 자존심을 살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23일(이하 한국시각),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홈 2차전에서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이로써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레알 마드리드는 1~2차전 합계 1-0으로 4강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는 4년 연속 준결승에 진출함과 동시에 1989-90시즌 AC 밀란 이후 2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2연패에 도전한다.
세리에A 최다 우승에 빛나는 유벤투스 역시 12년 만에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지난 홈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던 유벤투스는 원정 2차전에서 AS 모나코의 거센 반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진정한 강팀들만이 생존한 4강 무대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그리고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로 구성됐다. 공교롭게도 이들 4개 팀은 리그에서도 사실상 우승에 근접해있거나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강호들이란 점이다.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과 유벤투스는 리그 2위 팀과의 승점 차가 10이상 벌어져 있어 보다 편하게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다. 프리메라리가 역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승점 2 차이로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두 팀 중 하나가 우승컵을 가져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4강의 뚜렷한 키워드는 실종된 머니파워다. 그동안 유럽의 클럽들은 중동을 비롯한 거대 자본들이 인수 작업을 거쳤고,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 스쿼드의 양과 질을 높였다.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 프랑스리그의 PSG, AS 모나코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좌절을 맛봤고, 유럽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여전히 험난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진정한 부(富)’ 맨체스터 시티는 2008년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팀을 인수한 뒤 세계 최고의 큰손으로 거듭났다. 맨시티가 지난 7년간 이적시장에 퍼부은 돈은 무려 8억 5890만 유로(약 9984억원)로 이적료 역대 최고액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베스트 11을 꾸릴 수 있는 액수다.
수많은 슈퍼스타들이 맨체스터에 입성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가는 길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실제로 맨시티는 지난 4년간 최고 성적이 16강 진출에 불과하며, PSG와 AS 모나코 역시 이번 시즌 8강까지 올랐지만 전통의 강호들을 넘어서는데 실패했다.
반면, 이번 4강에 오른 팀들은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 클럽답게 완벽한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경험까지 더해져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우승횟수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라 데시마(10회 우승)를 이뤘고, 바이에른 뮌헨(5회)과 바르셀로나(4회), 유벤투스(2회) 모두 풍부한 우승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돈으로 우승컵을 살 수 없다”는 명언을 남긴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말이 그대로 적용된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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