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날 제구’ 윤성환…내친김에 FA 골든글러브?
지난 NC전에서 절정의 제구력 앞세워 시즌 3승
골든글러브까지 따낸다면 송진우 이후 FA 수상자
삼성의 에이스 윤성환(34)이 극강의 제구력을 앞세워 시즌 초반부터 탑 클래스 수준의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윤성환은 올 시즌 4경기에 선발로 나와 3승 1패 평균자책점 1.44의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기록은 25이닝동안 단 1개만 내준 볼넷이다. 그러면서 삼진은 28개나 기록하는 등 가장 이상적인 ‘파워컨트롤 피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지난 시즌 후 삼성과 FA 계약을 맺을 때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던 게 윤성환이다. 그도 그럴 것이 34세 투수에게 역대 4번째로 많은 액수인 4년간 80억원의 거액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속단은 금물이지만 윤성환의 투구 퍼포먼스를 감안하면 가장 모범적인 투수 FA에 근접할 가능성이 무척 크다.
실제로 윤성환은 올 시즌 투수들 중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1.28의 WAR를 기록 중인 윤성환은 2위권인 삼성 피가로(0.95), LG 소사(0.94), 삼성 차우찬(0.91), 넥센 벤헤켄(0.90)과 제법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자료제공=KBReport.com)
윤성환이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시나 칼날 제구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망가는 피칭보다는 공격적인 투구로 빠른 승부를 낸 담대한 심장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지난 21일 NC전이 대표적이다. 윤성환은 이날 스트라이크존 곳곳을 찌르는 완벽한 제구의 극치를 선보였다. 특히 상대 좌타자인 테임즈, 나성범과의 승부에서는 철저하게 몸 쪽을 공략, 불방망이를 꼼짝 못하게 만든 장면이 백미였다.
그동안 거액의 돈을 거머쥔 FA 투수들은 계약 후 약속이라도 한 듯 ‘먹튀’로 전락하기 일쑤였다. LG 박명환, 진필중, 롯데 손민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윤성환은 FA 첫해부터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윤성환이 내심 도전하는 영역은 바로 골든글러브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는 지금까지 34명의 투수 골든글러브를 배출했다. 이 중 외국인 투수는 3명이었고, 좌투수 9명, 우투수가 25명이었다. 그리고 FA 투수는 단 1명, 2002년 한화 송진우가 유일하다. 송진우는 KBO리그 역대 최다승에 빛나는 투수로 현역 시절 자기 관리의 대명사로 꼽힌 전설 중의 전설이다.
윤성환도 적지 않은 나이지만 송진우처럼 오히려 세월을 거스르는 흔적이 뚜렷하다. 2008년 풀타임 선발 자리를 꿰찬 그는 소리 없이 꾸준한 성적을 냈고, 지난 2년간 170이닝 이상 소화를 하는 등 삼성에 없어서는 안 될 에이스 투수로 발돋움했다. 윤성환이 칼날 제구력을 앞세워 FA 투수의 모범 사례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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