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원짜리 초임계 추출기로 참기름 짜 명절선물 돌린 원장...불구속 입건
2006년 당시 전남도 생물산업진흥재단 나노바이오연구원의 원장이 수십억원짜리 실험기구로 명절선물용 참기름을 생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06년 전남도 생물산업진흥재단 나노바이오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실험용 기자재를 납품받은 것처럼 서류를 허위로 꾸민 뒤 참기름 생산 재료를 구입한 혐의로 이재의 전 광주시 비서실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전 원장은 지난 2011년부터 4년 동안 연구원에 설치된 ‘초임계 추출기’로 명절선물용 참기름을 생산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초임계 추출기는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구분할 수 없는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특정 물질을 추출하는 기기로 액체 추출기에 비해 추출 효율이 높아 그 가격이 25억 원 정도에 이른다.
이 전 원장은 납품업자와 직원들로부터 2009년부터 21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1월 광주시 비서실장에 임명됐던 그는 지난달 경찰이 나노바이오연구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사표를 냈다.
또 경찰은 연구원 김모 생산기술팀장 등 연구원 13명과 기자재 납품업자 등 4명도 입건했다.
이 전 원장의 지시를 받은 연구원들은 연구용 기자재를 납품받은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민 뒤 4년 간 6200만 원 어치의 전남산 참깨와 유리병, 오동나무 포장 상자 등을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매년 설과 추석 무렵에 300병에서 500병에 이르는 참기름을 생산한 뒤 이 전 원장 명의로 150~200명에게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견적서를 허위로 작성한 연구원 직원들은 수년 간 특정 납품업체에 독점 납품권을 줬으며 업자로부터 현금과 노트북 등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