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의 6년 만에 성사된 ‘세기의 맞대결’은 기대 이하의 경기 내용에도 ‘세기의 돈잔치’로 남게 됐다.
메이웨더는 3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서 열린 파퀴아오와의 세계복싱협회(WBA)와 세계권투평의회(WBC), 세계복싱기구(WBO)의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3명의 부심 중 2명이 116-112, 한 명은 118-110으로 메이웨더의 우세로 채점했다.
이로써 메이웨더는 이날 파퀴아오를 꺾으며 프로 통산 48승(26KO)무패를 이어갔다. 파퀴아오를 꺾고 48승 무패 기록을 이어간 메이웨더는 자신이 예고한 9월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할 경우, 1950년대 헤비급의 전설을 썼던 로키 마르시아노의 49경기 무패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이날 경기의 입장권은 판매 시작 60초 만에 매진됐고, 링사이드 좌석 암표 값은 25만 달러(약 2억7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700억원의 대전료가 걸린 현존 최고의 복서의 맞대결 잔치에는 정작 먹을 것이 별로 없었다.
‘숄더롤’ 메이웨더는 시종일관 파퀴아오와 거리를 벌리며 특유의 방어형 복싱으로 나섰다. 파퀴아오가 가까이 달라붙으면 클린치로 흐름을 끊었다. 아마추어 복싱에서 볼 수 있는 포인트 쌓기라는 면에서 봤을 때는 최고의 효율성을 자랑했다. 하지만 팬들은 메이웨더의 판정승이 발표되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파퀴아오와 한때 맞대결을 펼쳐 패하기도 했던 또 다른 전설 오스카 델라호야는 자신의 SNS를 통해 "복싱팬들께 미안하다(Sorry boxing fans)"라며 아쉬움을, 핵주먹 타이슨도 자신의 SNS를 통해 “5년을 기다렸는데..”라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네티즌들은 천문학적 대전료에 비해 박진감 떨어지는 경기 내용을 두고 “2700억짜리 자장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처럼 경기의 질은 '기대 이하'였으나 오간 돈은 기록적이다.
경기 대전료만 이전까지 역대 최고 대전료였던 2013년 메이웨더-알바레스전(1억5000만 달러)을 훌쩍 뛰어넘은 2억5000만 달러(약 2680억원)였다. 판정(12라운드)까지 진행되면서 초당 1억 이상을 벌어들이는 기록적인 빅매치였다.
또 유료시청료(PPV)와 입장권 판매액을 합쳐 역대 최고인 4억 달러(약 4318억원)의 흥행수입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유료 시청자 수와 유료 시청 수입 최고 기록도 갈아치울 것이 확실시된다. 기존 유료 시청 수입 최고 기록은 2013년 메이웨더-카넬로 알바레스전의 1억5000만 달러였다. 이번 메이웨더-파퀴아오전은 약 3억 달러(약 3200억원)로 기존 최고 기록을 가볍게 경신할 전망이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세기의 맞대결에 설레며 돈과 시간을 쏟아 부었던 복싱팬들로서는 씁쓸하기 짝이 없는 돈잔치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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