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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나가라"는 새정치 비노계, 대안은 박지원?


입력 2015.05.11 20:10 수정 2015.05.11 20:21        이슬기 기자

평의원부터 상임고문까지 "문재인 나가" 일각에선 "이래서 박지원이 됐어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또다시 ‘대표 끌어내리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4.29 재·보궐선거 패배로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에 봉착하자, 현역 의원부터 당 상임고문까지 나서 “타도 문재인”을 외치지만, 이렇다 할 대안이 없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시작은 호남 의원들이었다. 재보선 직후부터 최고위원직 사퇴 발언을 번복했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번 재보선 전패 원인을 ‘친노 패권주의’로 규정하고 “대표가 되면 친노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으면서, 정작 무슨 불이익을 받았느냐”며 공천 과정을 문제삼았다. 지난 8일에는 최고위 내 불화로 자진 사퇴를 천명하면서 지도부 총사퇴도 요구했다.

문 대표 사퇴를 가장 먼저 촉구했던 박주선 의원의 목소리는 이번 지도부 내 사태를 계기로 더욱 거세졌다. 그는 11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표가 버티고 있는 상황을 ‘땅콩회항’ 사건에 비유하며 “문 대표의 사퇴만이 새정치연합이 살 길이다. 재보선 참패는 패권 정당에 대한 응징이고, 친노 수장 역할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지도력에 대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비노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 역시 “선거 결과에 대해 자기 반성과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는데, 지금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문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사퇴하지 않음으로써 당 상황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현역 의원들뿐이 아니다. 당 원로들과 상임고문들까지 나서 문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하는가 하면, 문 대표가 지난 8일 최고위 내부 사태 수습차원에서 원로들을 대상으로 원탁회의를 소집했으나 박지원·김한길 의원 등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이날 박 의원과 권노갑 고문이, 다음날에는 권 고문과 정 고문이 만나 ‘패배에 대해 책임져야한다’는 기조로 문 대표의 거취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11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문 대표를 압박했다. 그는 “문 대표가 선출직 지도부의 의무를 강조하며 ‘지도부 사퇴불가’를 강조하는 것은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선거패배후 사퇴했던 모든 지도부의 결단을 무색하게 만든다”며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선출직의 의무만 강조하는 건 보기에 참 민망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내가 문재인 대표면 사퇴하겠다”며 문 대표를 압박하던 정대철 상임고문도 같은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다. 김한길·안철수 두 분도 그랬고, 손학규 대표도 그랬다”며 “우리가 잘못되면 그냥 며칠동안 책임지고 환골탈퇴하고 그러다가 얼마 지나면 유야무야 되어버리는 것은 이제는 안 된다. 이번에도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면 별로 이롭지 않다”고 대표 사퇴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대안에는 ‘딴소리’만... 비노계 일각에선 “박지원이 대표 됐어야”

문제는 문 대표의 사퇴를 한 목소리로 주장하지만, 정작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앞서 당내 거센 비판을 받고 사퇴한 전직 대표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 정치 구현’이라며 뒤늦게 추켜세우기 바쁜 모양새다.

박 의원은 문 대표 사퇴에 따른 대안을 묻는 질문에 “문재인 아니어도 많은 분들이 대표하고 선거 승리하고 당 지지율을 올려놨다”며 “김한길, 안철수는 취임 4개월 만에 선거에서 지니까 미련없이 사퇴하고 책임정치를 구현했다.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야한다"고 말했고, 조 의원은 “대안은 본인이나 특정계파가 만드는 게 아니라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당원들과 국민이 만드는 것”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에 의한 새 지도부 구성을 들고나왔다.

정 고문도 “문재인 사퇴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 후배들이 커서 올라올 수도 있다. 박원순, 안희정, 이시종 등 가능성 있는 인물들이 있다”고 말했지만, 당장 문 대표가 사퇴할 경우, 곧바로 대표직을 수행할만한 현실성 있는 인물이나 대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지난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불복 움직임이 일고 있다. 비노계를 중심으로 경선룰 문제를 재거론하면서 “이래서 박지원이 당선됐어야 한다”는 식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지난 전대에서 박 의원을 지지했던 동료 의원실 관계자는 “이래서 박지원이 됐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대 때 당권 대권 분리가 이래서 나온 말이다. 문재인이 되니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 아닌가. 이러니까 박지원이 됐어야 한다는 말이 전대 끝나고도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전대 이후 선거에서도 동교동계라는 상임고문들이 그렇게 시끄럽게 하더니 얼마나 도와줬느냐”며 “기본적으로 박지원 패배에 대한 인정을 못하고 있고, 아니꼬운 심정이 계속됐던 거다. 거기에 선거까지 완패했으니 이제와서 ‘박지원이 됐어야 한다’는 말에 불을 붙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난 전대에서 고배를 마신 조 의원은 “저번 경선에서도 갑자기 룰을 경선관리위원회가 대부분 친노와 연계된 분들로 인선됐다”며 문 대표 측이 전대에 입박해 룰에 손을 대면서 부정 경선을 의도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비노계 당 핵심 관계자는 “그러니까 진 거다. 자기가 왜 졌는지 인정 안하고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사람들이 무슨 당을 운영하겠느냐”며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어 “문 대표가 소통없이 당을 운영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하면서도 “하지만 선거 결과를 갖고 이제와서 전대가 어땠느니 이렇게 말하는 거야말로 문제 아닌가”라며 “어쨌든 당원들이 보기에 (박 의원은) 대표감이 아니고, 문재인이 대표감이라고 판단해서 투표로서 평가를 한건데, 그걸 아직도 인정을 못한다. 이게 바로 이 당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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