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사상 최고 갈등 새누리, 친박-비박 정면충돌?
친박의 실력 행사냐, 비박의 결집이냐…공 넘겨받은 의총 주목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결정내지 못한 가운데 비박계와 친박계가 의원총회에서 정면충돌하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친박계 의원 일부는 유 원내대표 거취를 결정할 의총 소집 요구서를 낼 준비를 마쳤다.
29일 오후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회의를 진행했지만 유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에 대해 이렇다 할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유 원내대표가 당을 위해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일부 의견이 있었고, 또 일부는 (유 원내대표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최고위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가 최고위에서 결론이 안 난 만큼 이제 여당 의총으로 눈길이 쏠리게 됐다. 당장 여당 의총이 열리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의총이 개최되면 유 원내대표 거취에 대한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주며 결집하는 모양새다. 29일 여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전 비박계 의원들이 대부분인 여당 재선의원 20명은 성명을 통해 “민주적 절차에 의해 뽑힌 원내대표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최고위에서 거취 결정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유 원내대표를 지지했다.
당내 재선 비박 의원들을 중심으로 친박과 대결 양상이 형성됐고, 최고위가 결론을 못낸 만큼 이제 공은 의총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 때문에 의총에서 유 원내대표의 문제가 다뤄지면 친박과 비박의 충돌로 이어질 것으로 정치 분석가들은 무게를 싣고 있다.
비박계 인사들도 이 같은 전망을 부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비박계 인사의 한 측근은 “의총이 열리고 유 원내대표의 문제가 거론된다면 친박 의원들이나 비박 의원들이나 서로 입장은 표명하지 않겠느냐”면서 “의총에서 친박계가 사퇴를 요구할 경우 비박계도 할 말은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이번 유 원내대표 문제는 그 동안 말을 아껴왔던 비박계의 결집을 도와주는 바탕이 되고 있다”면서 “의총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거취 문제가 논의되면 비박과 친박의 정면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친박과 비박의 대결은 이미 표면화 됐고, 그 대결의 장은 의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동안 큰 소리를 내지 않았던 비박이 유 원내대표 문제를 내세워 당내 당내에서 목소리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의총 없이 유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이미 의총에서 결정난 것을 또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친박-비박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 게 당을 위해서 좋은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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