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1위 윤석민, 10년 만에 ‘오손 장벽’ 깨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7.22 10:08  수정 2015.07.22 11:49

삼성전 세이브 추가로 구원 부문 단독 선두 유지

지난 10년간 2009년 제외하면 오승환-손승락 체제

구원 단독 선두 유지 중인 윤석민. ⓒ KIA 타이거즈

KIA 마무리 윤석민이 팀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19세이브째를 기록, 이 부문 선두 자리를 이어나갔다.

윤석민은 21일 대구 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2-1로 앞선 8회 등판해 1.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이로써 19세이브로 단독 선두를 유지한 윤석민은 팀 통산 900세이브를 달성하는 기쁨까지 누렸다.

지난해 볼티모어와 3년 계약을 맺었던 윤석민은 올 시즌도 메이저리그 진입이 어려워지자 미련 없이 계약해지를 선택, 친정팀 KIA로 돌아왔다. 그리고 KIA는 귀환한 에이스에게 역대 FA 최고액(4년 90억원)이라는 최고 대우로 맞아줬다.

개막 전 최대 관심사는 윤석민의 보직이었고, 선발과 마무리 사이에서 저울질하던 KIA 김기태 감독은 뒷문을 맡기기로 결심했다.

당연히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은 물론 볼티모어 산하 마이너리그에서도 윤석민의 보직은 줄곧 선발 투수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과거 마무리 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90억원이라는 초대형 몸값의 선수를 1이닝용으로 쓰기에는 계산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재까지 마무리 윤석민은 순항 중이다. 각 팀의 쟁쟁한 마무리들을 제치고 시즌 초부터 세이브 부문 1위를 내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1998년 임창용 이후 타이거즈 선수로는 17년만의 구원왕 등극도 가능하다.

여기에 윤석민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오승환(당시 삼성)-손승락(넥센)의 양 강 체제를 깰 적임자로 손꼽히고 있다.

오승환은 2006년 47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른 뒤 3년 연속 이 부문 타이틀을 지켰고 일본으로 떠나기 전 2년간 다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바통은 동갑내기인 넥센 손승락에게 이어졌다. 손승락은 2010년 생애 첫 구원 타이틀을 손에 넣은 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왕좌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오승환-손승락 체제가 깨졌던 적은 2009년(이용찬, 에킨스 공동 1위) 단 한 번 뿐이다. 당시 오승환은 수술 후 재활 과정을 거치던 중이었고, 손승락은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었다.

물론 윤석민의 구원왕 등극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세이브 1위를 지키고 있지만 3년 연속 타이틀에 도전하는 손승락(17세이브)이 단 1개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여기에 공동 3위인 삼성 임창용과 NC 임창민(이상 16세이브)의 추격도 거세다.

경쟁자들의 소속팀이 상위권에 속해있다는 점도 윤석민에게 불리하다. 현재 KIA는 7위에 머물고 있어 선두 싸움을 펼치는 삼성, NC, 넥센에 비해 승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세이브는 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팀이 이기고 있어야 하는 조건부 기록이다.

또한 윤석민이 안정감을 불어넣는 마무리 투수인지도 의문이다. 그의 평균자책점 3.29는 마무리 투수치고 무척 높은 수치다. 반면, 경쟁자인 손승락(2.38), 임창용(2.97)에 불과하다.

내용 면에서도 불안했다. 윤석민의 피안타율은 0.258이며 무엇보다 사사구가 많다보니 타자들의 출루를 쉽게 허용하는 편이다. 이로 인해 블론세이브도 4번(공동 3위)이나 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윤석민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마무리 보직을 맡을 예정이다. 마운드가 헐거운 KIA 팀 사정상 윤석민 외에는 마땅한 답이 없기 때문이다. 돌아온 에이스의 변신이 구원왕이라는 뚜렷한 실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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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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