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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황정민 유아인의 '베테랑' 암살 잡나


입력 2015.08.04 08:43 수정 2015.08.04 08:56        이한철 기자

부패 재벌 향한 돌직구 류승완표 액션

'악의 응징' 쾌감에 코믹-액션 절묘

영화 '베테랑'은 이 시대 정의를 향한 볼품없는 형사의 처절한 혈투를 그린다. ⓒ 외유내강

믿고 보는 류승완식 액션 영화다.

피비린내 맡으면서 웃고, 분노하고, 응원하다보면 통쾌한 악의 응징에 속이 후련해진다. 손에 땀을 쥐며 후딱 지나간 123분, 적어도 재미 하나는 보장한다.

8월 개봉을 앞둔 영화 '베테랑'은 큰 틀에선 지극히 단순한 영화다. 모든 것을 가졌으면서도 속 빈 강정에 불과한 안하무인 재벌3세 조태오(유아인 분)와 '쪽팔리게 살지 말자'는 자존심 하나로 버티는 보잘 것 없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의 대결이다.

영화 속 서도철은 돈을 앞세운 거대한 조직 앞에 상처투성이가 된다. 악을 방조하는 사회, 그리고 '나섰다가 쪽박 찬다'며 치고 빠지려는 동료들은 조태오보다 더 무서운 적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 이런 형사 하나쯤 있는 것 좋잖아?'라는 류승완 감독의 믿음처럼, 황정민이 연기하는 서도철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안긴다.

류승완 감독과 늘 호흡을 함께 해온 정두홍 무술감독은 이번에도 액션의 진수를 선보인다. 때론 잔혹하지만 때론 유쾌하다. 그러면서 적재적소에 뿌려지는 유머는 경직된 어깨를 풀어준다. 화려하진 않지만 통쾌한 한 방이 주는 달콤함은 한국형 액션의 진수를 느끼게 해준다.

배우들의 절묘한 조화도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류승완 감독의 말처럼 배우들의 면면만 봐도 기대감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배우들은 류승완 감독이 벌린 판 위에서 신명나게 춤을 추고 뛰고 달린다.

황정민은 골칫덩어리 삼촌 같고 가족이기엔 버거운데 친구로선 너무 좋은 '서도철'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나비처럼 날고 벌처럼 쏘는 듯한 연기는 시종일관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유아인이 연기한 재벌3세 조태오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악역의 정점을 그린다. ⓒ 외유내강

유아인에겐 전환점이 될 만한 작품이다. 광기 어린 악역 연기에 도전한 그는 가슴 따뜻하고 순수했던 '완득이'의 모습을 완전히 지워버린다. 재벌의 과잉보호 속에 괴물이 돼버린 조태오가 좁혀오는 경찰 수사에 스스로를 더욱 파멸 속으로 몰아가는 모습이 섬뜩하기만 하다.

이밖에 베테랑 조연들의 감초 연기는 절묘한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하는 오달수 배성우, 악역이면서도 그냥 악당으로만 보이지 않는 이중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는 유해진, 섹시하면서도 털털한 매력의 홍일점 형사 장윤주 등은 하나 같이 든든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투자배급사 CJ E&M은 '베테랑'을 당초 5월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극장가 최대 격전이 펼쳐지는 5일로 개봉일을 바꿨다. 그만큼 흥행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베를린'으로 716만 관객을 동원했던 류승완 감독과 '국제시장'으로 1000만 관객의 사랑을 받은 황정민, 오달수의 만남이 올 여름 흥행 돌풍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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