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비용 때문에..." 강도질한 30대 가장에 이유 있는 '선처'
다니던 중소기업서 1년 가까이 월급 못 받아
재산상 피해 발생하지 않고 피해자 처벌 원치 않아
결혼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어설픈 강도질을 한 3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서울 동부지법 제12형사부(김영학 부장판사)에 따르면 준특수강도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3)씨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 씨는 지난 4월14일 서울 광진구 한 가정집에 들어갔다가 집주인에게 발각돼 과도를 휘두른 혐의로 붙잡혔다.
범행에 앞서 집주인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초인종을 누른 김 씨는 아무 인기척이 없자 거실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방 안에 안 씨가 누워있는 것을 보고 당황한 김 씨는 "나갈 거야"라고 소리치며 문을 찾아 뒷걸음질 쳤다. 이에 집주인 안 씨가 붙잡으려 하자 과도를 휘두르고 줄행랑을 쳤다.
김 씨의 범행동기는 결혼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김 씨는 6년 전 아내와 만나 결혼하려 했지만, 양가 부모의 반대로 식을 올리지 못했다. 이미 두 아이의 아빠인 김 씨는 결혼식은커녕 식구들과 어렵게 생활하고 있었다.
지난해 3월부터 일하던 중소기업에서도 임금이 체불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김 씨는 법정에서 "그동안 고생만 한 아내에게 이런 부담만 안기게 돼 미안하다"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돼 최선을 다해 살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범행 도구로 칼을 준비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도 "범행 즉시 피해자에게 발각돼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김영학 부장판사는 판결문을 다 읽고 김 씨에게 "이제 가정의 품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잘 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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