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을 확실한 '타깃맨'으로 활용할 것을 시사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신욱의 발기술을 활용하지 못한다. 머리만 보고 띄우는 롱볼 축구를 한다."
과거 축구대표팀을 맡았던 국내 감독들에게는 항상 이런 비판이 따라붙었다.
196cm의 키를 갖고 있음에도 발기술이 좋은 김신욱(27·울산)을 그저 공중볼만 따내는 데 쓴다는 지적이었다. 전 세계 축구계로 눈을 돌려봐도 김신욱의 키는 크다. 그런 그의 신체 조건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만 활용한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생겼다. 최근 김신욱을 대표팀에 처음 발탁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계획도 이전 감독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는 것. 다가올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을 확실한 '타깃맨'으로 활용할 것을 시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27일 대표팀 훈련 과정에서 연신 크로스에 머리를 맞추는 김신욱을 보며 "이래서 김신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김신욱은 문전 침투 연습을 하며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는 훈련에 임했다.
김신욱 또한 인터뷰에서 측면 움직임보다는 골문 주변에서 확실한 움직임을 보일 것을 강조했다. 전형적인 최전방 공격수를 의미하는 '9번 공격수' 역할에 치중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따져볼 사안이 생긴다. 그토록 국내 감독들이 비판받았던 '김신욱 활용법'을 슈틸리케 감독이 그대로 이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신욱이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활약한다면 이정협(24·상주)과 이용재(24·V바렌나가사키)와는 다른 유형의 공격수 탄생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부진하다면 분명 그의 활용방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 분명하다. 전임 감독 시절부터의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슈틸리케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이라 과연 어떤 평가가 나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축구에서는 같은 선택을 해도 평가는 상황에 따라 크게 엇갈린다. 선수 활용이나 전술은 감독의 선택을 존중하는 게 최선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행보 또한 의미 깊으며 어렵게 데려온 지도자인 만큼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는 믿어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김신욱의 이번 대회 이후 평가는 전과 달라져선 안 된다. 선택에 따른 감별은 있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지만 여기에 '외국인 감독이니까'라는 감독의 출신이 지나치게 개입된다면 자칫 '축구 사대주의'로 흐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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