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친 외국인 전성시대, FA 버블 잡는 특효약?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9.19 17:20  수정 2015.09.20 09:09

로저스-테임즈 등 투타 전면 걸쳐 특급 활약

먹튀 FA 위험 및 FA로이드 현상 뚜렷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를 지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나바로(왼쪽부터)-테임즈-로저스-해커. ⓒ 연합뉴스

올 시즌 KBO리그의 화두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들의 전성시대다.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낯선 한국 땅을 밟은 이들의 대부분은 소속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으며 인기와 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해 KBO리그 무대를 초토화 시킨 한화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다. 지난달 초 유먼의 대체선수로 한화에 합류한 로저스는 입단 당시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 보았다.

현역 메이저리거였던 로저스의 몸값은 연봉 70만 달러. 하지만 그의 에이전트는 옵션으로 30만 달러를 보장받아 최대 1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적지 않은 몸값이었지만 한화의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로저스는 첫 등판에서 완투승을 따내더니 두 번째 kt전에서는 아예 완봉승을 거뒀다. 이후에도 로저스는 이닝 이터로서의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최고 투수라면 NC의 에릭 해커를 뽑을 수 있다. 2013년 NC에 합류한 해커는 지난 2년간 지독하게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가 지난해까지 거둔 승수는 고작 12승. 하지만 올 시즌에만 17승을 따내며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올 시즌 성적은 17승 5패 평균자책점 3.23. 해커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한 투수는 사실상 제로다.

타자 쪽에서는 NC 테임즈와 삼성 나바로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테임즈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40-40에 도전하고 있으며, 대기록까지 도루 4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삼성 나바로는 정교함까지 더해지며 공포의 타자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나바로의 44홈런은 메이저리그 역대 2루수들도 이루지 못한 가치 있는 기록이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3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대박이 난 롯데는 이 힘을 바탕으로 5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타선이 약한 KIA도 ‘꾸준함의 대명사’ 브렛 필이 이끌고 있다. 이들 외에도 대부분의 팀들에는 특급 외국인 선수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외국인 선수 고르기가 ‘대박 아니면 쪽박’이었던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각 팀들이 직접 스카우트를 보내 면밀하게 관찰한 뒤 철저한 검증이 이뤄진 뒤에야 계약 절차를 밟는다. 외국인 선수들 역시 KBO리그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기도 한다.

KBO가 지난 시즌 손을 본 외국인 선수 연봉 몸값 상한선 철폐도 보다 좋은 선수들이 유입된 결과를 낳았다. 보다 투명하게 계약이 이뤄지다 보니 메이저리거에 준하는 연봉에 많은 관심들을 보이는 모습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특급 활약은 매년 폭등 현상을 보이던 FA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FA 시장은 2012년 친정팀 넥센으로 돌아간 이택근(4년 50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13시즌 후에는 역대 1~3위(롯데 강민호, 한화 정근우-이용규) 계약이 성사됐지만 불과 1년 만에 이들의 순위는 5~7위로 밀려났다.

다년 계약을 보장받은 FA들이 매년 비싼 몸값을 제대로 하는지는 의문이다. 강민호는 FA 계약 첫해였던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86억원의 SK 최정 역시 올 시즌 부상 등의 이유로 긴 침체기를 보내고 있다.

대박을 터뜨린 FA에게 지급되는 액수는 계약금 포함 연평균 20억원에 달한다. 이 어마어마한 액수로 테임즈(80만 달러)와 나바로(70만 달러), 해커(40만 달러)를 모두 영입할 수 있다. 그만큼 FA 시장의 거품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드러나는 사례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도 눈에 띄는 특급 선수들이 FA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두산 김현수, 한화 김태균, 삼성 박석민, SK 정우람 등이 A급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거듭된 가격 상승으로 인한 팬들의 우려와 ‘먹튀’ 발생 가능성, 그리고 외국인 선수 확대로 특급 선수에 대한 낮아진 의존도라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에는 넥센 유한준을 제외하면 그 흔한 ‘FA로이드’ 현상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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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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