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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재신임 정국 '말하는대로~원하는대로~'


입력 2015.09.21 13:42 수정 2015.09.21 13:52        이슬기 기자

혁신안은 중앙위 통과 재신임은 연석회의 통과

당내부에서도 "예상됐던 수순 아닌가" 냉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예상했던 수순을 밟은 것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던진지 12일만에 사실상 문 대표에게 힘을 몰아주며 원하는 대로 혁신안이 통과되자 비노든 친노든 당내 인사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문 대표가 “혁신안에 대표직을 걸겠다”며 재신임 투표 의사를 밝힌 지난 9일, 이미 혁신안을 두고 ‘지분 싸움’을 벌이던 새정치연합은 거센 내홍에 휩싸였다. 당장 비노계는 “독재적 발상”이라며 혁신안과 대표직 연계를 거세게 비판했다. 당권파가 혁신안을 대표직 뒤에 숨겨 꼼수로 처리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아울러 당시 16일 중앙위원회를 앞두고 비노계에선 ‘비공개 비밀투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상정된 안건이 사실상 혁신안 의결이 아닌 문 대표 거취에 대한 ‘인사’ 문제인 데다 중앙위원회 구성 자체가 당권파에 유리한 만큼, 관례대로 공개 투표를 진행할 경우 중앙위원들이 소신에 따라 투표를 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즉 ‘혁신안 반대 = 문재인 사퇴 요구’ 라는 프레임 속에서 공개적으로 혁신안 반대표를 던지기는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비노계는 이렇다 할 단체 전략 없이 퇴장 또는 불참으로 각개전투를 벌였고, 혁신안은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특히 당내 3선 이상 중진 모임에서 ‘재신임 철회’를 주장하자 그간 투표 강행 의지를 보여왔던 문 대표가 즉각 ‘대안’을 요청하고 나섰다. 재신임 투표를 대신할만한 명분을 요구한 셈이다. 결국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의원들이 전날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고 문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확인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리얼미터가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표는 계속된 ‘혁신안·재신임 정국’에서 새정치연합 지지자를 중심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며 4.0%p 급반등한 17.9%로 6월 1주차 이후 15주 만에 다시 2위로 올라섰다.

이는 14일과 15일 이틀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임의걸기(RDD) 방법으로 조사됐고 응답률은 4.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이 때문에 비노계는 물론 친노계에서 조차 “예상됐던 수순을 밟은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비노계 한 의원은 “사퇴할 일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냥 말장난이고, 이제 까불면 가만 안두겠다는 것”이라며 “중앙위 쪽수로만 따져도 무조건 통과될 수밖에 없는 건데, 혁신안과 대표직을 건 것 자체가 이미 완전히 계산을 하고 던진 전략”이라며 실소를 지었다.

호남 지역 의원실 관계자 역시 “시나리오대로 그대로 흘러가고 있는 거다. 그걸 노린 거 아니겠나”라며 “당에서 ‘문재인 재신임 확인했다’고 하고 ‘문재인 없이는 총선 못 치른다’고 하는데 이제 얻을 거 다 얻은 것 아니냐. 이제 계획대로 재신임 철회하고 쭉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재신임 정국으로 당내 분열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문 대표 측 관계자도 “재신임이라는 위험요소를 안 거치면 좋지만 본인이 약속한 거라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 중진들이 ‘문재인 리더십 인정한다’는 식의 성명을 단체로 발표하면 그래도 철회할 명분이 생기지 않겠느냐”라며 문 대표의 복잡한 속내를 전달키도 했다.

이와 관련해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수도권의 한 의원은 “대표도 통과 될 거란걸 이미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게 확실하지 않은데 대표직을 걸겠나”라면서도 “이걸로 인해서 오히려 당내 원심력은 더 세진거다. ‘역시 문재인 저럴 줄 알았다’면서 또 반발하고 더 강하게 원심력이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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