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전 앞둔 슈틸리케호, 1주년 샴페인?

13일 북중미의 복병 자메이카와 평가전

취임 1주년 맞이 각종 행사에 대한 우려도 공존

한국-자메이카전 앞둔 슈틸리케호, 1주년 샴페인?

대한축구협회는 13일 자메이카전에서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의 데뷔 1주년을 기념한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월드컵 예선에서 쾌조의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축구대표팀이 북중미의 복병 자메이카를 상대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의 자메이카와 A매치를 치른다. 대표팀은 지난 9일 열린 쿠웨이트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홀가분하게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당장 결과를 내야하는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고 난 뒤의 평가전은 아무래도 선수들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슈틸리케호는 최근 A매치 10경기 연속 무패행진(7승3무)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이후 큰 고비 없이 계속 순항만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자만하거나 느슨한 분위가 스며들기 좋은 시점이다.

쿠웨이트전에 선발 출전했던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와 골키퍼 김승규(울산)은 이미 소속팀의 요청으로 조기 복귀한 상황이다. 이미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 전에 하차한 손흥민(토트넘)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의 대체 선수를 발탁하지 않은 탓에 이제 선수단은 19명만 남았다.

이 가운데 소속팀에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을 어느 정도 얻은 선수들은 자메이카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자메이카전을 결코 가벼이 볼 수는 없다. 이날 A매치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대표팀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지난 9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침체일로에 있던 대표팀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재건하며 '제2의 히딩크'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언행일치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리더십은 지금까지 호성적을 낼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 1주년을 기념해 자메이카전에서 기념행사를 가지고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명 연예인이 참여하는 공연과 각종 무대인사 등이 예정돼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벌써부터 이러한 행사를 벌이는 것이 과연 슈틸리케 감독이나 대표팀을 위해서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성공적으로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겨우 월드컵 2차 예선의 반환점을 돈 것에 불과하다. 1주년이라고 기념식을 열거나, 시끌벅적한 행사를 벌이는 것은 히딩크 감독 시절에도 하지 않았던 일이다.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