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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도박 파문과 장성우, 불가피한 일벌백계


입력 2015.10.23 14:24 수정 2015.10.24 09:2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장성우, 전 여친 SNS 통해 동료 험담 공개

삼성 도박 파문으로 해당 선수 KS 엔트리 제외

품위를 손상시킨 삼성 선수들의 도박 파문은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야구팬들에게는 '유죄'다. ⓒ 연합뉴스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2015 KBO리그가 이제 시즌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플레이오프 5차전과 한국시리즈만 치르면 올 시즌 공식 일정은 마무리된다.

하지만 한국시리즈가 끝나도 2015년의 야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MVP 및 골든글러브 시상식, 스토브리그에서의 선수들 재계약, FA 계약 이야기가 아니다. 시즌 내내 터진 여러 사건들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한화 최진행이 금지 약물 복용으로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징계 수위는 역대 최고인 30경기 출전 정지였다. 고의성 여부를 떠나 약물을 근절시키려는 KBO의 단호한 의지가 엿보였다.

매년 끊이지 않는 음주운전 사고도 어김없이 발생했다. LG 투수 정찬헌과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은 술을 먹은 뒤 운전대를 잡는 바람에 시즌 아웃 징계를 받았다. 이때에도 KBO는 구단 자체 징계와 상관없이 엄중한 처벌을 내렸다.

현재 진행형인 사안들은 이른바 메가톤급 이슈들이다.

먼저 kt 포수 장성우는 SNS글로 인해 구설에 올랐다. 동료 선수들, 코칭스태프 가릴 것 없이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악담을 전 여자친구에게 늘어놓았고 이 내용이 공개됐다. 거짓과 진실 여부를 떠나 동료애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른바 ‘뒷담화’였다.

장성우는 kt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구단 측 역시 징계 등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화를 더 키우는 모양새다. KBO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SNS 논란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인터넷 등의 발달로 이제는 덮는다고 덮어지는 세상이 아니다. 야구팬들의 눈은 여전히 침묵 중인 kt 구단을 지켜보고 있다.

백미(?)는 역시나 삼성 선수들의 불법 도박 파문이다. 삼성은 지난 2008년에도 선수들의 도박 사이트 베팅으로 몸살을 앓았던 구단이다. 동종 사건이 재발했다는 의미는 선수들이 그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이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은 구단 측에 화살을 돌릴 수밖에 없다.

결국 삼성 구단은 지난 19일 사장이 직접 나서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에 대해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 조치를 내렸다.

삼성의 선택은 대단히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현재 도박 파문에 연루된 선수들은 말 그대로 ‘혐의’ 대상자들일 뿐이다.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법적으로 경기 출전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삼성은 올 시즌 사상 첫 통합 5연패에 도전한다. 이번에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80년대 해태 왕조를 넘어 가장 오랜 기간 우승을 차지한 팀이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우승을 위해서라면 마운드의 핵인 이들의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삼성은 도덕적 책임을 지기로 결정했다. 선수들의 실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며칠 뒤 발표될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통해 자연스레 공개될 전망이다. 또한 삼성의 이 같은 조치는 수사 결과에 따라 혐의가 입증된다면 단호하게 처벌할 뜻이 있음을 내비친 것과 다름없다.

도박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은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혐의뿐이라 세상 앞에 나와 머리를 숙이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경찰 수사 여부를 떠나 도박장을 들락거리는 등 논란을 일으킨 것 자체만으로도 이들은 ‘유죄’다.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는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경우 실격처분, 직무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 등’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kt 장성우와 삼성 도박 선수들 모두 이에 해당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일벌백계는 당연한 수순이다. 최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는 선수 몇몇이 불법 베팅 사이트에 돈을 걸다 적발되는 일이 일어났다. 결국 구단 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했다. 당시 구보 히로시 요미우리 구단 사장은 이들을 가리켜 “야구사를 더럽힌 선수들이 나왔다”고 일갈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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