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 부상 제외, 불법도박 혐의로 인한 엔트리 교체, 연습시간 부족, 이에 따른 노장 감독의 한숨까지 묘하게 닮았다.
다음 달 개막하는 야구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김인식호가 출발부터 계속되는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김인식호에 드리운 악재는 이달 초 중국 창사에서 열린 2015 아시아농구선수권에서 6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한 농구 대표팀의 행보와도 유사해 적지 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우선 김인식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KIA 양현종과 윤석민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일찌감치 제외됐고,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추신수와 강정호도 소집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김동광 감독이 이끌던 농구 대표팀도 하승진과 윤호영, 양희종 등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김인식호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상의 전력이 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대표팀 투수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예상했던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상 삼성)이 대회 개막을 앞두고 도박 스캔들로 모두 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스포츠 도박 파문으로 주축 가드인 김선형(SK)이 제외된 김동광호와 유사한 부분이다.
농구대표팀을 이끌고 2015 아시아농구선수권에 나선 김동광 감독은 스포츠도박 파문과 열악한 훈련 환경 속에 6위의 성적을 내는데 그쳤다. ⓒ KBL
여기에 선수들 간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준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훈련 환경도 좋지 않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은 지난 26일 소집돼 합숙 훈련에 들어갔지만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로 인해 양 팀 선수들은 소집에서 제외됐다. 대표팀에 소속된 삼성과 두산의 선수들만 해도 총 11명이다. 이들이 빠진 상황에서 현재 대표팀은 자체 연습경기조차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구 대표팀 역시 당시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선수들과 대학농구대회를 치르고 있던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하면서 5대5 게임은 고사하고 4대4 게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준비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6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김인식 감독은 다시 한 번 국가의 부름을 받고 지휘봉을 잡았다. 2009년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현장에서 물러나 있던 김 감독이었지만 현직 감독들이 대표팀을 맡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중책을 떠안게 됐다.
일단 김인식 감독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전력 약화에도 최선을 다해 대회에 나서겠다고 다짐한 것. 지금으로서는 김인식 감독과 선수들을 믿어보는 수밖에 없다. 당장 대표팀이 오는 8일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좋지 않은 기억을 계속 떠올려봐야 이로울 것은 없다. 그러나 마음 한 편에 파고드는 불안감마저 숨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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