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패배’ 삼성 창끝…도박 3인방 겨누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01 10:02  수정 2015.11.02 15:21

5차전서 허무하게 패하며 통합 5연패 실패

도박 3인방에 대한 엄중한 처벌 숙제 남아

준우승에 머문 삼성은 그라운드에 나와 승자 두산을 축하해줬다. ⓒ 연합뉴스

통합 5연패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삼성 왕조’가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 원정경기서 2-13 완패했다.

이로써 1차전을 잡았던 삼성은 이후 내리 4연패하며 허무하고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반면,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V4를 일구며 언더독 반란에 성공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삼성의 우위가 점쳐졌던 시리즈였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은 팀 타율 0.302라는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고 타율을 기록한데 이어 안정된 선발진 및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4년간 우승을 독식하며 완성형 팀으로 거듭난 삼성이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 직전 대형 악재가 터졌다. 이른바 원정도박 파문이었다. 이로 인해 삼성은 의혹이 불거진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 등 주축 투수 3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뒀다.

부질없지만 짙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들이 건재했다면 한국시리즈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스탯티즈에 따르면, 윤성환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5.36으로 리그 투수들 중 5위에 해당한다. 3.48 WAR의 안지만과 3.20 WAR의 임창용 역시 기여도가 상당했다. 이들 3명의 WAR를 합하면 무려 12.04라는 수치가 나온다. 삼성 투수 전체가 26.78의 WAR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세 선수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불행하게도 세 선수의 보직 또한 치명적이었다. 에이스 윤성환이 선발진에서 이탈했고, 안지만과 임창용은 승리를 지켜주는 필승조다. 류중일 감독은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 차우찬을 마무리로 돌렸다. 뒷문을 막는데 성공했으나 정작 문제는 앞문에서 터졌다. 윤성환과 차우찬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선발진은 단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리고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타선도 침체된 팀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

삼성에게 올해 우승은 남다른 의미가 될 수 있었다. 먼저 80년대 해태 왕조를 뛰어넘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원대한 꿈이 날아갔다. 더불어 내년부터는 새로운 구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때문에 대구시민구장 시대와의 작별을 앞두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없게 된 삼성이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삼성의 올 시즌 실패를 논함에 있어 ‘도박 3인방’의 부재를 빼놓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수사 결과에 상관없이 이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혐의 자체만으로도 삼성은 물론 프로야구 전체의 품위를 손상시켰기 때문이다.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는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경우 실격처분, 직무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에 해당한다.

삼성은 도박 3인방의 엔트리 제외로 깨끗한 패배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깨끗하게 한국시리즈를 치른데 이어 뒤처리까지 깨끗하게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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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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